나는 간호사다. 좀 더 솔직히 말하자면 간호사였다. 사명감을 가지고 시작한 일은 아니었지만 어느 순간 나는 누군가를 간호하는 일이 내 운명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이것은 오랜 병원 생활 기간에는 정작 깨닫지 못한 일이었고 사직을 하고 다른 직업으로 전환했을 때에야 비로소 내게 들어 온 생각이었다. 그것이 지나간 일에 대한 그리움이라는 것 또한 오랜 시간이 지난 뒤에야 알게 되었다. 그러니까 운명이라는 것은 지난 후에야 알게 되는 것이다. 그때 그랬다면 어땠을 것이다, 그때 그렇게 했기 때문에 이렇게 된 것이다 등으...
많은 환자를 비롯한 보호자들이 뇌졸중을 두려워하는 이유는 바로 ‘후유장애’ 때문이다.뇌졸중 환자의 10%는 완전회복이 되어 장애를 남기지 않으며 또 다른 10%의 환자는 장애가 아주 심하게 남아 어떤 치료로도 회복되기 어렵고 나머지 80%의 환자는 재활치료를 통해 많은 회복을 기대할 수 있다.이번 칼럼을 통해 뇌졸중 환자분들이 받는 재활치료에 대해 설명하려 한다.뇌경색이나 뇌출혈 등 뇌졸중으로 인해 뇌 신경이 손상을 받고 뇌세포가 죽게 되면 그 후로는 재생이 매우 어렵지만 재활치료를 통해 손상 받지 않은 부분에서 손상 받은 뇌의 기
북한의 김영철 노동당부위원장이 김정은의 친서를 휴대하고 북경을 거쳐 지난달 30일 미국을 방문했다. 이날 뉴욕에서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만찬을 한후 31일 비핵화 협상을 마무리 지은 후 워싱턴의 트럼프 대통령을 만날 준비를 하고 있다. 며칠 전에는 북한 정권이 들어 선후 처음으로 김정은이 남한의 문 대통령에게 만나자는 요청을 해 왔다. 김정은의 요청으로 지난달 26일 판문각에서 남북 수뇌부가 비공식 정상회담을 가졌다. 이 모든 것이 오는 12일 싱가포르에서 열릴 예정인 북·미 정상회담을 위한 김정은의 사전 전략들에 의해 이뤄지고...
관상(觀相)이라는 영화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적이 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유난히 관상을 많이 보고 사람을 미리 평가하거나 예단하기도 한다. 관상은 얼굴, 뼈, 손, 눈썹, 코, 입, 귀, 가슴, 발 등의 생김새에 따라 운명이나 재주 여하를 판단하는 점술의 하나라고 볼 수 있다. 실제로 어떤 기업에서는 관상가를 면접장에 들여 입사예정자의 관상을 보고 사람을 채용했다는 이야기도 있다. 그만큼 관상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는 말이다.앞으로 연재되는 이 글은 성형외과 전문의의 입장에서 보는 과학적인 관상학에 대한 이야기다.예로부터 천
좋은 기억은 잘 잊어집니다. 좋은 기억을 잘 잊어버리는 대표적인 병이 바로 치매라는 병입니다. 마치 머릿속에 지우개가 들어 있는 것처럼 행복했던 기억, 좋았던 기억, 아름다웠던 기억들을 하나씩 지워 갑니다. 사랑하는 사람들의 이름이나 얼굴이나 그리운 친구들의 얼굴이나 모습들도, 어릴 적 뛰어놀고 즐거워하던 동내 길도, 심지어는 자기 자신 조차도 자꾸 잊혀가는 병이 바로 치매입니다. 치매는 ‘정상적으로 생활을 해 오던 사람이 후천적인 다양한 원인에 의해, 기억력을 비롯한 여러 가지 인지 기능의 장애가 나타나 일상생활을 혼자 하기 어려
김정은이 트럼프와의 비핵화 회담을 앞두고 남한 측에 갖가지 트집을 잡다가 약효가 먹혀들지 않자 뒤늦게나마 제정신을 차리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북측은 지난 16일 새벽 이날 오전 판문점 평화의집에서 열기로 한 남북고위급회담을 10시간을 남겨두고 무기한 연기한다고 일방적으로 남한 측에 통보를 했었다. 이후 며칠도 되지 않아 23일부터 실시키로 한 풍계리 핵실험장 폭파현장에 남한 측 취재진의 입북자 명단을 접수하지 않는 등 모처럼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조성한 4·27 판문점회담에 찬물을 끼얹었다. 북한 측은 회담연기 이유로 한미연합...
특별히 몸에 이상 징후를 느끼지 못하고 있다가 어느 순간 갑자기 뇌졸중이라는 진단을 받게 되는 환자를 종종 본다.평소 없던 두통이 생겨 진료를 받으러 외래 방문하거나 운 좋게 의식을 잃기 전 응급실로 내원하는 환자들이 그러하다.사례를 통해 뇌졸중에 대해 알려드리고자 한다.지난해 대구에서 30대 초반의 여성 환자가 병원 응급실을 찾았다.망치로 맞은 듯 극심한 두통으로 환자는 이미 의식이 희미해지고 있었다. 검사를 해 본 결과 뇌동맥류였다. 응급수술팀이 최대한 빨리 환자를 수술해 다행히 환자는 큰 후유장애 없이 건강하게 일상생활이 가능
곧 있을 것으로 발표를 했던 북·미 정상회담 일정이 지연되면서 남·북한과 미국·중국 등의 수뇌부들이 연일 합종연횡으로 연쇄 회담을 가지는 등 한반도 비핵화의 헤게모니를 잡기 위한 물밑 협상이 숨 가쁘게 돌아가고 있다. 이 때문에 비핵화를 둘러싸고 갖가지 억측들도 국내외에서 쏟아져 나오고 있다. 지난 7일에는 북한의 김정은이 중국 다롄으로 날아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회동하고 뒤이어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트럼프의 특명을 받아 40일 만에 평양을 재방문했다. 같은 시간대에 문재인 대통령은 한반도의 비핵화를 둘러싼 남북정상회담 ...
감당하기 힘든 스트레스를 겪을 때 반응하는 방법들은 개인마다 너무나 다르다. 정신이 건강하고 성숙한 사람들은 이런 위기를 탄력 있게 견뎌내지만, 마음이 약하거나 성숙하지 못한 사람들은 이 위기를 잘 해결해 내지 못하여 결국 마음의 병이 생기기도 한다.큰 위기나 급작스러운 스트레스를 겪을 때 아주 미숙하거나 매우 병적으로 반응하는 방법 중에 하나가 ‘해리현상’을 나타내는 것이다. 해리 현상이란 평상시 잘 통합되어 있던 개인의 기억, 정체감, 의식, 지각 기능 등이 위기를 만나면 붕괴되어 버리는 현상을 말한다. 위기에 이런 해리 현상을
고령사회인 우리 지역에서 어르신들의 심뇌혈관질환은 언제든 신경써야할 질환이다. 이 중에서 협심증이나 심근경색과 같은 심혈관 질환은 미리 예방하거나 발병 시 대처할 수 있도록 잘 알아둬야 할 질환 중 하나다.협심증이나 심근경색 등의 심혈관 질환은 허혈성 심혈관 질환을 말한다.‘허혈성’은 혈관 내 혈류의 흐름이 부족하다는 의미로, 심장에 산소와 영양분을 공급하는 관상동맥이 여러 가지 이유로 좁아지게 되어서 심장에 충분한 혈액 공급을 하지 못한다는 뜻이다.혈액 공급이 원활하지 않으면 심장의 산소 요구량을 충족시키지 못해 흉통이 생긴다.이
한반도 비핵화 논의의 결말은 아직 누구도 알 수 없는 안갯속이다. 4·27 판문점 남북 정상 회담이 내용도 풍성하고 외양도 그럴듯한 화려한 잔칫집이었으나 왠지 ‘비핵화가 되는 건지, 안 되는 건지’ 뒷맛이 깨끗하지가 않다. 이번 남북 정상 회담을 본 상당수 국민도 아마 이런 생각들을 가졌을 것이다. 판문점 회담에서 ‘완전한 비핵화를 통한 핵 없는 한반도 실현’이라는 명문화된 발표에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가 의미 있는 첫걸음이라고 평가를 하고 있으나 이것은 어디까지나 실행이 전제되지 않은 선언적 문구에 불과하다. 이번 비핵화 문...
여성들의 정신 건강을 해치는 마음의 병들은 남성들보다 더 많다. 그래서 ‘약한 자여 그대 이름은 여자’라고 하거나 ‘여자의 마음은 갈대와 같다’라고 하는가 보다. 특히 기분의 변화에 문제가 있는 정서 장애와 불안을 주로 나타내는 불안 장애, 먹는 것에 대한 섭식 장애 같은 병들은 더더욱 여성들에게 문제가 된다.정서 장애 중 대표적인 ‘우울증’만 해도 여자들의 발병률은 월등히 높다. 이 우울증은 너무나 다양한 다른 이름으로 불리는데 신경성 우울증, 주부 우울증, 빈 둥지 증후군, 반응성 우울증, 산후 우울증, 계절성 우울증, 이차성
오늘 판문점 평화의 집에서 열리는 남·북한 정상회담에서 문 대통령은 북한의 비핵화에 대한 물꼬를 끌어내어야 한다. 그것만이 이번 정상회담의 목적인 것이다. 곁가지인 경협이나 이산가족 상봉 등의 문제는 북한의 비핵화를 조건부로 한 협상안의 일부분으로 다룰 문제들이다. 김정은이 지난 20일 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를 통해 ‘핵실험, 대륙간탄도미사일 시험발사 중지’,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경제건설 총력 집중’ 등을 선언했다. 이 발표에서 김정은은 “우리는 위험이 없는 한 핵무기를 사용하지 않겠다”며 핵무기 보유를 기정사실화 했다...
현대인의 고질병 중 하나인 요통.특히 만성 요통으로 통증이 수주 지속되는 환자들이 늘어나고 있다. 만성 요통은 문헌마다 표현이 다르지만 보통 6~12주 이상 지속되는 요통을 말하며 근육과 인대의 염좌 등으로 발병해 수 주 내에 회복되는 급성 요통과는 다르다. 만성 요통은 만성적인 외상 수용성 자극이 척수 내로 연속 유입되거나 중추신경계에서 통증을 억제하는 기능이 저하될 때, 통증 자극 유입이 멈춘 상태에서도 민감해진 척추의 후각 신경이 계속 통증 자극을 만들어 내는 경우다.이에 따라 같은 부위에 다른 종류의 자극이 전달돼도 예전의
평생 남의 신세를 지지 않고 올곧게 살아온 것으로 처신해온 참여연대 출신 김기식 전 금융감독원장의 뒷모습이 요즘 위선적인 정치권의 세태를 보는 듯하다. 그가 국회의원 시절 해외에 접대성 출장을 다녀온 다른 사람들을 향해“ 양심이 있으면 부끄러운 줄을 알아”라며 호된 비판을 자주 했었다. 그런 그의 뒷면을 들추어 보니 구악(舊惡)의 정치인들과 별반 다를 바 없었다. 전형적 위선의 모습을 보여 주고 있다. 그는 19대 국회의원 시절 피감기관 돈으로 세 차례에 걸쳐 외유성 출장을 갔다 왔다. 특히 그는 의원 임기 10일을 앞두고 비...
문재인 정부의 전임 정권들에 대한 적폐청산 작업이 마무리에 접어든 것으로 보인다. 적폐청산의 최대 방점인 이명박 전 대통령이 뇌물혐의 등으로 최근 구속기소 되었기 때문이다. 머잖아 수갑 찬 이 전 대통령의 모습을 법정에서 보게 됐다. 세계만방에 이 모습이 알려지게 될 것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도 얼마 전 1심 재판에서 뇌물죄 등이 적용돼 24년이라는 중형을 선고받았다. 이 뉴스도 전 세계에 이미 알려졌다. 세계인의 눈에는 대한민국이라는 나라는 대통령을 비롯해 고위관료와 정치지도자들이 뇌물을 받는 것이 보편화 되어 있는 뇌물 천...
인간의 정신 행동은 당연히 그 사람이 속해 있는 문화의 영향을 받는다. 그 문화의 차이로 인해 생기는 증상을 우리는 ‘문화관련 증후군’이라 부른다.문화란 무엇인가? 문화란 ‘특정한 인간 집단에 의해 인위적으로 형성되고 전수되어 온 관념 및 가치로서 그 집단 구성원의 행동에 영향을 미치는 원형적 틀’이라고 정의해 볼 수 있겠다. 마음의 병도 이런 문화적인 차이로 인해 나타나는 현상이 다양한데 그 문화를 모르고 그 사람의 마음의 문제를 진단하려 한다면 나침반 없이 길 찾는 꼴이 될 수도 있다. 현재 우리가 사용 하고 있는 진단 기준에는
나들이가 잦은 요즘, 신나게 도로를 달리다 길게 늘어져 있는 차량 뒤로 멈춰 설 때가 있다.차선이 줄어들거나 출구 등에서 생기는 병목현상이 주요인이며 이런 현상이 우리 몸에도 생긴다.우리 몸에는 뇌에서부터 몸으로 내려가는 ‘척수’가 있다.이 척수가 경추의 척추관 내에서 압박을 받아 좁아지면서 생기는 질환을 경추척수병증이라 한다.차량이 속도를 줄이는 병목현상이 우리 몸 경추부에서 일어난다고 생각하면 이해가 쉽다.이 질환의 증상은 병이 있는 위치에 따라 다양하게 발생하며 뇌졸중과 유사한 증상을 보이기도 한다.가장 흔한 초기 증상은 손의
대한민국 국민이면 지난해부터 지금까지 나라의 앞길에 대해 한두 번씩은 밤잠을 설치며 걱정을 했을 것이다. 지금도 걱정을 하는 많은 사람이 있을 것이다. 이 기간 동안 우리 국민은 국가의 운명이 좌우되는 역사적 격변의 소용돌이 속에 살아왔고 지금도 살고 있다. 2016년 11월부터 시작된 촛불집회를 시발로 하여 중국의 사드 보복, 현직 대통령 탄핵 심판, 문재인 정부 출범, 북한의 핵 개발 완성 선포, 김정은의 미국 본토 핵미사일 발사 위협, 트럼프의 북한 군사옵션 발언, 평창올림픽 개최, 북한 김여정과 김영철의 방남, 청와대 ...
이제 인간들은 홍수나 태풍이나 가뭄 같은 천재지변에 하늘의 노여움을 두려워하며 정화수 떠 놓고 비는 일은 더 이상 하지 않는다. 대신 엘니뇨 현상을 연구하고 지구 온난화를 이해하려고 한다. 인간의 마음 현상에 대한 접근도 이와 같다. 과학이 동원된다. 예를 들면 우울증에 대한 원인을 설명할 때 과거에는 무의식에 존재 하고 있는 죄책감이나 자기 자신에 대한 공격성, 혹은 종교적인 신념의 부족 탓으로 몰아가거나 부정적인 생각의 틀로 인해 모든 생각이 우울하다는 등의 설명을 하여 왔다. 그러나 이제는 달라졌다. 인간의 다양한 마음에 대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