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번 고객 10년 단골로…전국 제일 장맛으로 인정받고파"

백야농원 김정훈(64)·이갑자(60) 씨 부부

예부터 장맛은 집마다 다르다고 전해진다.

그만큼 된장 만드는 법은 많이 알려졌지만, 정작 소비자들의 입맛을 사로잡기는 어렵다.

그런 가운데 구미시 고아읍에 있는 백야농원 김정훈(64)·이갑자(60) 씨 부부가 모든 사람의 입맛에 맞는 장맛의 표준화를 선도하고 있다.

김정훈·이갑자씨 부부는 일선 김씨 농암파 문중에서 대대로 내려오는 장 담그는 비법을 배워 생 청국장. 전통 된장, 말린 통 청국장 등 7가지 제품을 저염식으로 제조해 판매함으로써 소비자들로부터 호평을 받고 있을 뿐만 아니라 이제는 탄탄한 소기업으로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성장했다.
 

이갑자 대표 장독대 정리

△ 장맛 소문난 집안

백야농원의 장독대 200여 개의 항아리는 모양과 크기가 모두 다르다.

오랜 기간 이 집안의 장맛이 좋다는 소문이 널리 알려져 이웃집 할머니들이 간직한 소중한 항아리들을 장 담그는 데 사용하라고 가지고 오면서 모양, 크기가 다른 오래된 항아리들이 모여있다.

부인 이갑자 씨는 대구에서 태어나 남편의 고향인 구미시 고아읍 관심리 큰 과수원의 사과 꽃에 반해 지난 1987년 관심리 시집으로 결혼해 들어왔다.

큰 집안의 대소사를 치려다 보니 시어머니로부터 집안 대대로 내려오는 손맛을 이어받았고 특히 장맛은 인근 동네까지 맛있다는 입소문을 타기 시작하면서 주문이 밀려왔다.

이 갑지는 밀려오는 주문을 감당하지 못해 2003년부터 본격적으로 전통 장류 가공사업을 시작했고 2008년부터 급격한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사회적인 환경이 이 씨를 도와 2008년부터 전통 건강식품에 대한 호응과 관심이 높아지면서 발효식품에 대한 열풍이 불기 시작한 것이다.
 

전통 황토방에서 메주뜨기

△전통제조법 고수

백야농원은 관심리 사질토양에서 직접 생산한 콩과 장작불로 가마솥에 삶아 짚으로 발효 숙성하는 전통방법을 고수하고 있다.

백야농원 뒤 사질토양 의 5000여평의 부지.

남편 김정훈 씨가 인근 대망천과 낙동강 사이에 자리 잡은 농원 뒤 1만6500㎡(5000여 평)의 사질토양에서 콩을 직접 재배하고 있다.

또 인근 농가들이 재배한 콩을 직접 눈으로 꼼꼼히 확인해 매입하는 것도 남편 김 씨 담당이다.

백야농원은 생 청국장. 전통 된장, 전통 간장, 보리고추장, 보리 막장, 분말 청국장, 말린 통 청국장 등 7가지 제품을 소비자들에게 선보이고 있다.

특히 생 청국장은 일본의 낫또 보다 식감과 효능이 좋다는 평가를 받아 인기를 끌고 있다.

백야농원에서 생산되는 장류는 저염식으로 제조해 소비자들로부터 짜지 않아 좋다는 호평을 받고 있다.

현대인들이 음식물 섭취에서 저염화의 인식이 높아지고 짠맛이 건강에 해롭다는 인식이 확산, 건강식단으로 저염화 식단을 꾸리고 있다.

이러한 추세에 맞혀 백야농원의 장류를 찾는 소비자들이 당연히 증가할 수밖에 없다.

지역에서 생산된 콩, 한겨울에도 찬물에 콩 씩기, 황토방에서 메주 뜨기, 장작불로 청국장 뜨기 등 전통 제조 방법을 고수하고 있다.

이러한 전통 제조방법과 전통장맛으로 백야농원은 지난해에는 경북농업 CEO 우수업체 및 식품의약안전처로부터 ‘2019년 나트륨 줄이기 우수업체’로 선정됐다.

당연히 지역 특산물 판매전에 출품하면 소비자들이 가장 길게 줄을 서는 곳으로 꼽히기도 한다.

백야 농원에서 생산되는 장류들은 구미 금요 장터에서도 가장 인기가 높은 품목 중 하나다.

특히 매년 부산 벡스코에서 열리는 대한민국 대표특산물 직거래 장터에 거리는 멀지만, 제품을 알리기 위해 빠지지 않고 참가하고 있다.
 

지난 해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대한민국 대표 특산물 직거래 장터

△체험 관광 코스

최근 백야 농원을 체험 관광 코스로 개발해 지역 관광 산업에도 이바지하고 있다.

구미시교육농원 체험 교실 운영, 경상북도와 관광청이 연계한 도시민을 대상으로 한 그린 농식품 투어 프로그램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전통 장담그기 체험교육.

참여자들과 함께 장을 이용한 건강 밥상 차리기. 요리방법, 장 담그기 체험 등을 고향, 친정집 분위기로 하다 보니 투어 프로그램에 참가자들의 입소문으로 해마다 참가자들이 증가하고 있다.

이 대표는 “참가자들이 고향 집, 친정집 분위기가 나서 돌아가서 가족들이랑 다시 찾겠다는 말, 또 멀리서 가족 친구들이랑 다시 찾아오는 참가자들을 보며 보람과 긍지를 느낄 때가 가장 행복하다”고 말하고 있다.

백야농원에서 생산되는 7가지 장류
백야농원에서 생산되는 7가지 장류

△‘신뢰와 원칙주의자’이갑자 대표

이 대표는 는 “한 번 고객은 10년 단골로 만들 수 있도록 하겠다”며 신뢰와 원칙을 강조했다.

이 씨는 “돈을 버는 것도 중요하지만 소비자의 믿음과 신뢰를 얻는 게 더 중요하다”며“문중 대대로 내려오는 전통 장류 비법으로 장독대 항아리가 500개가 될 때까지 경북, 나아가 전국 제일 장맛으로 인정받는 날까지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하철민 기자
하철민 기자 hachm@kyongbuk.com

부국장, 구미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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