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쁘다 바빠' 초등교사들 "수업 챙기랴 방역 챙기랴 하루 모자라"

안동 강남초등학교 정문에 코로나19 예방 수칙 현수막이 걸려져 있다.

“친구들 환영해 어서 와”

교문을 들어서자 교사들이 학생을 향해 손을 흔들며 반겼다.

마스크를 쓰고 장갑을 꼈지만 교사와 학생 모두 반가운 표정은 숨길 수 없었다.

초등학교 최고 맏형과 언니들의 등교인 만큼 학생들은 알아서 거리두기를 하며 신발을 갈아신고 교사의 지도에 맞춰 손 소독을 하고 교실로 올라가 제자리에 앉았다.

겨울방학 전과 사뭇 다른 분위기에 학생들 사이에서도 서로 서먹한 기운이 돌긴 했지만 이내 곧 친구들과 거리두기를 하며 서로의 안부를 물었다.

교사들의 방역 지도도 제법 익숙해진 모습이었다.

안동 강남초등학교의 한 교실에 교사가 수업 준비를 하고 있다.

지난달 28일 1·2학년들의 개학 당시 학생과 교사 간 서로 긴장한 모습은 사라지고 훨씬 여유 있게 등교 방역을 지도하고 있었다.

안동 강남초등학교 중앙현관 입구에 마련된 열화상카메라 작동 모습. 학생들은 열화상 카메라에 체온 체크를 하고 손 소독을 해야 교실로 들어갈 수 있다.

기온이 높아지면서 학생들이 등교 시 일시적으로 체온이 높아져 체온감지기에 경고음이 울리기도 했지만 경고음에 놀란 학생을 잠시 그늘진 곳에 쉬게 한 뒤 정상 체온이 나오자 학생을 안심시키며 입실을 시키는 풍경도 보였다.

8일 아침 전체학년이 등교하기 시작한 첫날인 안동시 정하동 강남초등학교의 풍경이다.

겨우내 썰렁했던 학교가 봄을 넘긴 초여름 개학을 맞으면서 오랜만에 학생들의 열기로 후끈했다.

개학연기 99일, 지난해 12월 겨울방학을 시작한 지 약 180여 일 만이다.

그 사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이 낳은 풍경에 학교와 학생들의 모습도 많이 달라졌다.

생활 속 거리두기에 따라 학생들이 앞뒤와 양옆으로 거리두기를 한채 수업을 받고 있다. 한 학급은 A반과 B반으로 나누어 격주제로 수업을 받는다.

한 학급당 A· B반으로 나눈 학생들은 격주제로 등교하고 짝꿍 없이 일렬로 앉은 채 앞뒤와 양옆을 비웠다.

수업시간 역시 교사와 학생 모두 마스크를 착용했고 급식실에는 식탁 중간에 마련된 투명아크릴판이 식사시간 학생들 간 비말(침방울)을 차단하는 역할을 하게 됐다.

예전 같으면 전 학년이 동시에 등교해 수업을 시작하고 함께 쉬었지만 혹시 모를 단체감염을 우려해 학년별 등교 시간과 수업시간을 조정하고 쉬는 시간도 달리했다.

또 급식시간 역시 1~2학년과 3~4학년, 5~6학년의 시간을 달리해 학생들 간의 접촉을 최소화했다.

또 학교에 머무는 시간을 최소화하기 위해 쉬는 시간을 줄이고 점심시간을 당겨 하교도 예전과 달리 일찍 하게 됐다.

하지만 교사들의 사정은 다르다.

격주제로 등교하는 학교의 경우 나머지 절반 학생이 집에서 수업하는 온라인 수업도 틈틈이 챙겨야 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교사들은 등교 학생이 하교하면 온라인 수업을 준비해야 하는 업무 이중고가 시작된다.

여기에 등교 학생의 방역지도와 계획도 마련해야 해서 교사들은 그야말로 ‘파김치’ 신세다.

경산의 한 초등학교 교사는 “학생들이 등교하게 돼서 반갑고 기쁘기도 하지만 코로나 19 이전과 달리 교사들의 업무가 많이 증가했다”며 “학생들의 등교 수업과 방역지도를 챙기고 등교하지 않은 학생들의 온라인 수업을 챙기다 보면 하루가 모자랄 정도”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경북지역에는 초등학교 5~6학년 4만2000여 명과 중학교 1학년 2만2000여 명이 등교했다.

이에 따라 경북교육청은 등교 학생 수가 증가하면서 과대 학교와 과밀 학급 학생의 안전과 건강을 위해 학년별로 등교·급식·휴식시간 등을 조정했다.

또 학생분산을 통한 접촉을 최소화시킬 것을 당부했으며 학교 여건에 따라 격일제와 격주제 등 최적화된 등교수업 방안을 운영하도록 지시했다.

경북교육청은 모든 학생에 대해 건강상태 자가 진단 시스템에 매일 접속하도록 해 학교 내 집단감염을 최소화시키고 접촉과 비말 감염을 예방하기 위한 모둠 활동과 학교 내 이동수업을 줄이기로 했다.
 

이정목 기자
이정목 기자 mok@kyongbu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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