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만식 부장
대구·경북 통합신공항 공동후보지를 이전부지로 선정하기 위한 중재안은 사실상 무산됐다.

대구시·경북도 중재안에는 군위에 △대구국제공항 이전에 따른 민항시설 및 부대시설 △군 공항 영외 관사 △통합신공항 진입로 및 나들목(IC) 신설 △대구시·경북도 공무원 연수 시설 건립 △군위군 동서 관통 도로 건설사업 △지원사업비 3000억 원 등의 인센티브를 방안으로 제시됐다.

하지만, 의성군은 지난 23일 이장연합회의 입을 빌려 “말도 안 되는 중재안”이라고 거부의 의사를 밝혔고, 군위군도 공식입장을 밝히고 있지 않지만 ‘우보 후보지’를 고수해온 입장을 “번복할 수 없다”는 것이 중론이다.

어찌 보면 이 중재(안)는 양쪽 모두 받아들일 수 없는 것이다. 의성이 전투기 소음만 안고, 모든 시설을 군위군에 양보할 리도 없고, 군위군이 26%만 찬성한 소보지역을 어떤 명분으로 유치신청을 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었다.

모두의 예상은 적중했다. 갈등은 극으로 치달아, 경북도는 전 행정력을 동원해 양 군을 설득이라는 이름으로 압박하고, 국방부는 무산카드를 꺼내 들었고, 대구시는 제3 지역 추진 카드를 빼 들었다.

이렇게 막무가내식으로 어떻게든 공동후보지를 이전부지로 선정만 하면 만사가 끝나는 것처럼 하고 있지만, 사실은 선정 이후가 더 문제인 것이다.

서로가 원해서 잘해보자고 마음을 맞춰 차근차근 사업을 진행해도 공동 추진은 여러 가지 문제를 낳는데, 억지로 추진하는 사업이 잘될 리가 만무하다. 이는 이혼이 눈에 보이는 커플을 억지로 결혼시키는 것과 같다.

시각을 돌려서 보라. 유치 신청에서 자유롭고 군위군민이 적극적으로 찬성하는 우보 단독후보지가 있지 않은가.

군위 소보만 의성 비안과 접해있는 것이 아니고, 우보 또한 의성 금성면과 접해있다. 더구나 군위 우보면민과 의성 금성면민은 오랫동안 함께해온 생활권이 같은 지역이다. 공항부지의 절반이 의성에 있다는 것 말고, 전투기 소음밖에 가져가지 않는 중재안 보다 우보에 공항을 건설하고 의성이 실익을 챙겨 서로 상생하는 방안을 찾는 것이 훨씬 합리적일 지도 모른다. 특히, 의성 금성면의 청로지역 등은 군위 우보에 공항이 왔을 때 공항 배후지역으로 주목받는 곳이기도 하다.

명분뿐인 공동후보지를 고수해 끝끝내 무산의 수순을 밟을 것인지, 단독후보지를 통해 군위·의성 양 지역이 상생의 길을 모색할 것인지는 이제는 선택해야 한다.

국방부도 공동후보지를 고수해 군위군과 유치신청에 대해 갑론을박할 것이 아니라, 유치신청에서 자유로운 단독후보지를 긍정적으로 검토해야 할 시기가 다가온 것 같다. 통합신공항 유치 사업이 무산되었을 때 받을 비난이 군위군에만 쏠릴 것이라는 판단은 금물이다. 어찌 보면 군위군은 군민의 뜻에 따른다는 대의명분이 있고, 국방부는 허술한 진행을 했다는 비난을 면치 못할 수 있다.

대구시의 제3 지역추진 카드도 실효성이 떨어진다. 군위와 의성지역에서 군민의 합의를 끌어내는데 3년 이상의 시간이 필요했다. 공항이전은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힌 사업으로 어느 한 사람의 판단으로 추진할 수 없는 사업이다. 실현 가능성이 떨어지는 주장을 할 것이 아니라, 새로운 방법을 찾는데 동참해야 한다.

경북도도 공동후보지에 대한 집착을 버려야 한다. 도청과 비교적 가까운 공동후보지를 선호하는 것이라면 대구·경북행정통합을 주장하는 경북도의 주장과 배치되는 것이 아닌가.

새로운 공항은 대구·경북 국민이 함께 사용하는 공항으로 어디가 적지인지를 잘 살펴서 결정해야 할 것이다.

이만식 기자
이만식 기자 mslee@kyongbuk.com

군위 의성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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