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오석 영천기자
누구나 말은 쉽지만 지키기 어려운 것이 ‘언행일치(言行一致)’이다. 더욱이 정치인, 공인, 리더의 자리에 있는 사람은 언행이 일치하지 않으면 사람들에게 신뢰를 잃어 하루아침에 몰락한다.

최기문 영천시장은 올해 유례없는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영천 시민들을 지키기 위해 누구보다도 앞장서왔다. 그 결과 5개월여 가까이 지역에는 코로나가 발생하지 않고 있다. 그동안 최 시장은 코로나19 발생 이후 공직자들과 시민들에게 더 확산되지 않도록 행정력을 동원해 강력하게 통제해 왔다. 특히 5개월여 거친 코로나와의 싸움으로 피곤함에 지친 직원들과 시민들에게 더욱 철저한 방역과 개인위생을 요구하는 등 코로나 제로에 온 힘을 쏟았다.

최 시장은 지난 18일 서울에서 인륜지대사인 아들의 결혼식을 누구한테도 알리지 않고 치른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아들의 결혼이 무엇보다 중요하지만 아직 수도권에서 코로나19가 확산되고 있는 시점에 결혼식에 참석한 하객들이 행여나 감염되는 경우가 발생할까 봐 염려돼 아무에게도 알리지 않았다고 한다.

이러한 가운데 영천시민들 사이에서는 최 시장을 두고 ‘아들의 결혼식이 있었다’, ‘아니다’ 하는 설왕설래가 난무했지만 뒤늦게 소식을 접한 지역민들은 하나같이 대단한 결정이었다고 입을 모았다. 일각에서는 “역시 ‘최기문 시장이다’면서 평소 청렴을 강조하고 시민들의 입장에 서서 일하며 솔선수범하는 모습 그대로이다”며 “경찰청장 출신과 현직 시장이라는 프리미엄 등 각종 유혹에도 굴하지 않고 지역에 코로나 발생을 걱정하는 마음에 모든 것을 포기한다는 것이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고 칭찬했다.

우리가 언행일치라는 말을 쉽게 자주 쓰지만, 그에 따른 말과 행동을 실천하기에는 무척 힘들다. 요즘같이 ‘내로남불’하는 시기에, 참다운 리더십이 어느 때보다 절실한 이 때에 정치인이라면 말과 행동이 일치하는 신의(信義)의 모습과 개인보다는 시민을 먼저 생각하는 여민동락(與民同樂)의 마음 자세가 진정한 지도자의 덕목이 아닐까 싶다.

권오석 기자
권오석 기자 osk@kyongbuk.com

영천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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