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욱 정경부장
이종욱 정경부장

하루 지역 내 확진자 387명, 사흘 연속 확진자 300명 이상.

지난 5월 이후 숙질 듯 하면서도 근근이 지켜 오던 코로나19가 벌써 일 주일 여째 기승을 부리면서 ‘가을 대유행이 있을 수 있다’는 경고가 현실화될 조짐이다.

경고의 근간에는 계절적 요인이 가장 주된 것이었지만 한동안 사태가 주춤해 지면서 국민들의 경각심이 크게 약화된 것도 내포돼 있었다.

실제 우리는 지난 5월 이후 방역 당국의 끊임없는 경계의 목소리에도 불구하고 불편하다는 이유로, 날씨가 더워지면서 숨이 막힌다는 이유로 예방활동의 최우선 과제였던 마스크를 벗어 버리기 시작했다.

여기에 또 하나의 요인이 됐던 종교단체를 비롯한 각종 행사 등 집단모임에서의 경각심도 해이해지기 시작하면서 재유행의 단초를 내줬다.

이 과정에서 참 아쉬웠던 점은 일부 종교지도자의 편견과 아집이었다.

자신의 주장이나 믿음이 무엇이었는지 알 수도 없고, 알고 싶지도 않지만 최근 발생한 행태를 보면 ‘절대자를 앞세워 자신을 절대화시키려는 무모함’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그리고 그 무모함은 일부 신도들에게까지 전파돼 사회 혼란을 가중시키는 원인이 됐다.

특히 코로나19 확진판정을 받은 일부 신도들이 방역당국자들에게 보여준 태도는 어떤 이유로도 이해해 줄 수 없는 것으로, 세인의 비난을 받아 마땅했다.

이러한 문제점은 비단 특정 종교단체만의 것이라고 치부할 수 없다.

수도권 방역에 비상이 걸린 상황에서 강행된 집회는 물론 유흥시설을 비롯한 각종 집단시설에서의 안일한 예방체계 등도 마찬가지였기 때문이다.

그 결과는 올 초 코로나19 초기 확산과는 비교할 수 없는 새로운 양상의 유행으로 번지고 있다.

지난 3월 확산사태의 경우 근원지가 대구와 경북 일부 지역으로 특정돼 집중 방역을 통한 확산방지가 가능했지만 지금은 수도권으로 한정됐던 근원지가 전국으로 확산 될 조짐을 보일 만큼 심각한 사태를 맞게 된 것이다.

무엇보다 어디에서 감염됐는지 확인하기 어려운 소위 ‘깜깜이 확진자’가 20%대에 달했다는 것은 국내 어디든 안전한 곳이 사라졌다는 의미나 다름없다.

지금 여기서 국민 모두가 마음을 다잡지 못한다면 우리는 지난 3월보다 더 큰 사태를 맞게 될 지도 모른다.

따라서 국민 모두가 방역 당국의 지침에 보다 적극적인 모습으로 동참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시점이라 본다.

또한 의과대생 증원 정책에 반대하면 파업사태를 이어가고 있는 의료계 역시 현 상황의 엄중함을 깊이 인식하고, 자신들의 주장을 잠시 접어 두고 방역 및 치료체계 구축에 나서주기 바란다.

코로나19 사태 발생 이후 국민들이 의료계에 보내준 ‘덕분에 챌린지’의 의미를 가슴에 담아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정부 역시 2차 대유행이 현실화될 우려가 높아진 만큼 보다 강력한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으로 본다.

특히 정부가 23일부터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조치 지역을 전국으로 확대한 가운데 ‘당장이라도 수도권에서부터 3단계 조치를 시행하거나 전국으로 확산시켜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주장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지금 우리가 가장 시급히 해야 할 일은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도 못 막는다’는 속담의 의미를 가장 빠르게 행동으로 옮기는 것이다.

이종욱 정경부장
이종욱 기자 ljw714@kyongbuk.com

정치, 경제, 스포츠 데스크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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