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은사 영향 과학자·교육자의 길…200년 가까운 학문적 역사, 새 유기합성 분야 개척 꿈

정병혁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신물질과학전공 부교수 증명사진.

‘과학 기술’은 국가산업 경쟁력이자 국력 원천이다.

올해 창간 30주년을 맞는 경북일보는 ‘실사구시(實事求是) 과학 정신’을 정립하고 기초 과학이 국부 창출 원천이 되도록 각 분야 권위 있는 과학 인재와 대담을 통해 한국 과학이 나아갈 길을 모색하고자 한다.

이번 주인공은 포항 소재 경북과학고등학교 4기 졸업생인 정병혁(40)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신물질과학전공 부교수다.

정 교수는 경북과학고를 2년 만에 수료하고 한국과학기술원(KAIST) 화학과에서 학사·석사·박사를 모두 졸업했다.

이후 삼성전기(SEMCO) 책임연구원, KAIST 화학과 박사후 연구원, 미국 Boston College 화학과 박사후 연구원(PI: Prof. Amir H. Hoveyda)을 거쳐 DGIST 기초학부 조교수·부교수를 역임하고 현재 DGIST 신물질과학전공 부교수로 재직 중이다.

대한화학회 종신 회원인 그는 2008년 우수박사학위 논문상을 수상한 바 있고, 주요 연구 분야는 ‘전이금속 또는 유기 촉매를 이용한 선택적 유기합성 반응 개발’, ‘천연물 및 의약품 합성’이다.

정병혁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신물질과학전공 부교수(오른쪽)이 Postdoc 때 은사인 Amir H. Hoveyda 교수를 대한화학회 70주년 기념 연사로 모신 후 기념 촬영을 하는 모습.

다음은 정 교수와의 1문 1답이다.

경북 또는 포항과의 인연.

-경북 포항서 출생해 대전으로 대학을 진학가기 전까지 줄곧 포항서 성장했다. 아버지께서 포스코에 근무하신 덕에 포스코 지곡단지서 성장하며 포항제철동초, 포항제철중을 다녔는데, 당시 만났던 은사님들과의 인연이 그 무엇보다 감사하고 소중하다. 초등학교 4학년 때 담임이셨던 한미정 선생님의 학생들을 아껴주시던 모습은 지금까지도 눈에 선한데, 그분께 산수(지금의 수학)를 배우면서 내 진로를 인문·사회가 아닌 과학 분야로 잡게 된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이어 포항제철중에 진학해 귀감이 되는 많은 은사님을 만나게 됐는데, 특히 방순길 선생님과 김병선 선생님과의 만남은 내게 너무나 큰 행운이었다. 교육자의 길을 걷고 있는 시점에서 스스로 ‘올바른 교육자의 모습이 무엇인가’라는 질문이 들 때마다 그 두 분을 떠올리며 답을 찾곤 한다. 4기로 입학한 경북과학고는 개교한 지 얼마 되지 않은, 만들어진 역사보다 만들어 가야 할 역사가 많았던 신생 학교여서 그랬는지 교장 선생님을 비롯해 선생님들 모두 교육자로서 뿐만 아니라 학자, 연구자로서 열정이 대단했다. 특히 1학년 때 생물 교과를 가르치셨던 홍진원 선생님의 연구 열정, 그리고 화학 교과를 담당하셨던 이영화 선생님의 해박한 지식과 너무나도 논리적·체계적이었던 수업은 큰 감동과 본보기가 됐고, 이후 화학이란 진로를 결정하는데 굉장히 크게 작용했다.

교수의 꿈을 꾸게 된 계기는.

-초4 때 한미정 선생님 덕분에 산수 과목을 좋아하게 된 후, 자연스럽게 과학이란 분야도 좋아하게 됐다. 초등학교 때는 가르치셨던 선생님들을 너무 닮고 싶어 장래 희망으로 교사를 줄곧 생각했고, 졸업 문집에도 그렇게 썼는데, 중학교에 진학해 본격적으로 과학 과목을 배우기 시작하면서 장래 희망이 과학자로 바뀌게 됐다. 당시 학교 도서관(이름이 ‘교서관’이었다)에 가서 과학 관련 교양, 전문 서적을 종종 보기 시작했는데 많은 업적을 낸 과학자들의 다수가 놀랍게도 대학교수였다. 지금은 그나마 내 주제를 알지만, 중학교 당시 포부가 너무나 컸던 과학 꿈나무였는데, 나의 궁극적인 목표로 노벨상 수상을 설정하고, 수상할 만한 업적을 내기 위해 대학교수가 되는 것이 일차 목표라는 생각을 갖게 됐다.(노벨상 수상자 다수가 대학 교수였으니). 이후 고교, 대학, 대학원의 과정을 밟으며 대학교수에 대한 열망이 희석되긴 했는데 끝까지 그 끈을 놓지는 않았고, 결국 기회가 돼 교수의 길로 들어설 수 있었다.

-자신의 전공 분야에 대한 설명과 특별한 연구 성과가 있다면.

-‘유기 합성(organic synthesis)’은 탄소로 이루어진 화합물인 유기화합물의 성질 및 화학 반응을 통해 합성하는 방법론을 연구하는 학문이다. 이 분야의 중요성·필요성은 바로 분야의 이름에도 있듯이 ‘합성’이란 하나의 단어로 요약해 나타낼 수 있다. 이론 연구를 포함해 특수한 몇몇 경우를 제외하고 대부분의 연구에서 ‘물질’은 필수적이다. 전도성 유기 물질의 전기 전도성이나 ‘small molecule drug’인 유기 물질의 체내 약리 활성 등 ‘기능성 물질’의 경우 이러한 기능을 갖는 물질의 합성 능력이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문제는 물질의 합성이 그리 간단하지 않다는 점에 있다. 곧 건물을 지을 때 설계도를 그리듯이, 합성하고자 하는 복잡한 구조의 물질을 어떠한 화합물들과 반응을 이용해 합성할 것인지 체계적 흐름도가 있어야 하고, 실제 진행할 각 반응에 대한 명확한 학문적 이해와 더불어 효율적으로 반응을 수행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하다. 이러한 모든 것들을 다루는 분야가 바로 유기 합성이며, 이 분야에서 새로운 화학 반응을 개발하는 방법론을 주로 연구하고 있다. 특히 비대칭 반응을 이용한 키이랄성을 갖는 물질을 선택적으로 합성하는 연구를 수행했는데, 연구 내용을 정리해 저명한 학술지인 미국국립과학원회보(PNAS) 및 미국화학회(JACS) 등에 연구 내용이 게재됐다.

코로나 바이러스가 인류에게 던진 숙제 중 대학, 그리고 연구기관에 던진 화두는.

-대학은 교육 기관이면서 동시에 연구 기관이다. 코로나 19가 사회에 던진 화두를 ‘비대면(언택트)’으로 압축해 설명할 수 있는데, 연구 기관으로서 대학의 위상 및 역할은 이러한 비대면에 큰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과제 주제 등은 물론 크게 영향을 받을 것이지만). 실험을 바탕으로 한 연구의 경우 안전시설 및 반응에 필요한 화합물들, 장비 등을 고려했을 때 재택 연구는 불가능하고, 그나마 순환 근무가 ‘비대면’을 극대화할 수 있는 현실적인 방안으로 보이는데, 연구의 효율성이나 코로나19 대처에 대한 효용성 측면에서 과연 이것이 최선인지 여전히 의문점이 남는다. 분명 대학을 비롯한 연구 기관들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는 과거와는 다른 방식의 연구 시스템이 잡힐 것으로 보이는데, 급작스러운 변화를 수반할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교육 기관으로서 대학에 던져진 화두는 연구 기관으로 던져진 화두보다 그 무게감이 훨씬 크다고 생각한다. 사실 대학 교육의 방향성·효용성에 대해서는 코로나 19 이전부터 많은 논쟁이 있었다. 학사 졸업하고 사회생활을 하게 되는 학생들에게 비싼 등록금에 걸 맞는 내용이 교육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현 대학 교육을 비판하는 주된 내용인데, 코로나 19로 인한 비대면 수업에 따른 피할 수 없는 수업의 질 하락은 이러한 비판에 기름을 부은 격이 된 듯하다. 여기서 이러한 논쟁거리를 상세히 설명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은 것 같고, 개인적인 생각으로 코로나 19 이후 대학 교육이 변해야 한다는 논의가 매우 격렬해질 것은 명백해 보인다. 기업의 취업 심사 방식이 점차 변화(예를 들어 학교명·성적 등을 가리는 블라인드 방식)하고, 가계에 부담되는 등록금이 내려갈 일은 없기 때문에 코로나 19로 인한 언택트의 요구까지 가미(여기에 인구 감소 문제 추가)돼 기존의 학제, 시스템, 대학 운영은 분명 위협받게 될 것이다.

정병혁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신물질과학전공 부교수(맨 오른쪽)가 학사 과정 지도 학생들의 졸업식에서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포스트 코로나, 대학과 연구기관의 미래를 어떻게 보시는지.

-앞서 설명했던 것처럼 교육 기관으로서 대학은 조만간 큰 위기 상황에 닥칠 것으로 예상해본다. 앞에서 언급한 내용에 덧붙이자면, 일반 대학은 많이 줄어들고, 전문화 또는 특성화 학과 및 대학이 늘어나지 않을까 생각한다. 대표적인 예가 작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대학과 협력해 반도체 학과를 신설하고자 노력했던 점과 함께 에너지 특성화 대학으로 2022년 학생을 받게 될 한전공과대학을 들 수 있겠다.

연구 기관의 경우 앞서 언급했듯, 코로나19 전과 비교해 급작스러운 변화가 생길 것으로 보이진 않는다. 연구의 필요성이 코로나 19 이후 오히려 강화되면 되었지 줄어들 이유가 없기에 연구는 지속 될 것이고 따라서 큰 변화는 없을 것이다. 다만, 연구원들 사이 대면 최소화·연구 효율 최대화의 연구 시스템, 연구 환경 조성을 마련하기 위한 제도 도입에 많은 노력을 기울일 것으로 판단한다.

△포스트 코로나, 코로나 극복을 위해 본인의 전공 영역이 혹 담당할 수 있는 역할은.

-유기 합성 분야는 의약품 합성에 있어 가장 핵심이 되는 학문 중 하나다. 특히 분자량 500 미만의 ‘small molecule drug’을 개발하는데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하는데, 렘데시비르를 비롯해 언급되는 다수의 치료제가 바로 small molecule drug에 해당한다. 비록 저는 관련 연구를 수행 중에 있지 않지만, 자연과학대학·약학대학 및 다양한 연구 기관 내 다수의 유기 합성 연구자들이 안전하고 효과적인 코로나 19를 비롯한 바이러스 치료제 개발을 하고 있다.

△이루고 싶은 업적, 꿈이 있다면.

-우선 교육자로서 바람이 있는데, 지도한 학생들이 졸업한 후에 본인이 원하는 직업을 모두 가질 수 있었으면 하는 소망이 늘 있다. 학생이 원하는 진로로 가게 됐다는 것은 그 학생에게도 큰 축복이지만, 직무 및 직위에 적합한 능력을 갖췄었음을 공인한 것이므로 교육적으로 큰 보람을 느낄 수 있을 듯하다. 연구자로서 이루고 싶은 꿈은 새로운 유기 합성 반응 분야를 개척하는 것이다. 독일의 화학자 뵐러의 유레아 발견으로 시작된 유기화학, 유기합성 분야는 200년에 가까운 학문적 역사를 갖고 있고 그만큼 연구가 많이, 잘 된 분야이다. 대학원, 그리고 박사 후 연구원 과정에서 수행했던 연구도 기존에 알려진 연구들을 응용하는 수준이었는데, 이를 뛰어 넘는, 즉 알려지지 않은 새로운 방식의 화학 반응을 개발한다면 학문의 발전 측면에서 매우 의미 있는 성과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경북·대구의 포스텍, DGIST 등 풍부한 R&D 인프라, 어떻게 잘 활용해야 할까.

-R&D 인프라는 곧 ‘연구의 도구(tool)’다. 과학 기술 발전에 있어 도구의 중요성을 무시할 수 없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아이디어(idea)라 생각한다. 아무리 도구가 잘 갖춰져 있다 한들 그 도구를 활용해 과학 기술을 발전시킬 수 있는 아이디어가 부재하면 풍부한 R&D 인프라는 ‘빛 좋은 개살구’일 뿐이지 않을까 싶다. 아이디어는 연구자에게서 나오는 것으로 결국 인력과 결부되는 문제다. 해결책으로 ‘연구기관 및 대학 사이 업무 협력 및 교류를 강화하는 것’이 제안되는데, 이는 보조적이며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 근본 해결책은 바로 ‘대구·경북 내 기존 연구 기관에서 새로운 연구 인력을 충원’하고 그에 따른 추가적 인프라가 구축될 수 있도록 지자체에서 적극적이며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을 해야 하고 재원 마련 노력에 앞장서는 것이다. 인력이 풍부해지면, 우수한 R&D 인프라를 무기로 뛰어난 과학 기술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기초과학, 그리고 응용과학에서 우리나라가 더욱 발전하려면.

-현재 우리나라의 과학 기술력은 선진국의 그것과 비교해봤을 때, 전반적으로 크게 뒤쳐져 있지 않다고 생각한다. 어렵지 않게 파악할 수 있는 사례가 최근 있었는데, 2019년 일본 내 생산되는 반도체 제조에 필수적인 화학 소재 및 약품의 우리나라 수출에 대한 일본 정부의 규제다. 다수의 전문가는 일본 화학제품의 질(quality)에 버금가는 국산품을 생산하는데 오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봤지만, 실제 우리나라는 짧은 시간 내 제품 개발에 성공하여 반도체 생산 공정에 적용하는 기술력을 보여주었다.

그럼에도 발전은 필요하고, 과학 분야가 좀 더 발전하기 위해서는 바로 우수한 인재가 이 분야에 꾸준히 투입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겠다. 과학자·공학자가 사회적으로 충분한 대접과 인정을 받는다면 이공계 인력이 의과대학 및 약학대학으로 유출되는 현상의 근본적 이유가 사라지게 된다. 우리나라 사회는 유독 과학자들에 대한 대접이 좋지 못한데, 단편적으로 지식 전달의 가치 있는 일을 재능 기부 형식의 무보수를 강요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 과학자들이 소속된 기관에서 그에 걸맞은 충분한 처우와 과학자들에 대한 올바른 사회적 인식이 잡힌다면 우리나라 과학이 더욱 발전할 것이라 굳게 믿는다.

정병혁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신물질과학전공 부교수가 학부 지도 학생들과 식사후 모습.

△과학자를 꿈꾸는 과학고 등 이공계 후배들에게 조언이 있다면.

-스스로는 과학자가 되고자 하는 열의가 충분히 있다는 가정하에 조언하자면, 진로를 결정할 때 부모님을 비롯한 주변 의견에 너무 맹목적으로 따라가진 않았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다. 부모님들께서 대체로 ‘네가 아직 어려서 경험해보지 못했던 것들을 내가 경험해봐서 얘기를 하자면…’ 형식으로 진로에 대해 조언을 하시는데, 그분들의 의향에 따른 진로를 가게 되었을 때, 지금 여러분이 과학을 하면서 느끼고 있는 매력과 열정, 재미, 즐거움 등을 그 일에서는 느끼기 힘들다 라는 점을 알았으면 좋겠다. 물론 매력, 열정, 재미, 즐거움이 진로를 결정하는 전부가 아님은 나 또한 인정한다. 전부는 아니지만, 놓칠 수 없는 중요한 부분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공무원이 대세인 시대, 안정적인 직장에 모두 매몰되고 있다. 맞는 현상일까.

-사회적 현상에 대해 맞다·틀리다 판단하는 것은 개인적으로 위험한 발상이라 생각해서 질문에 대한 답은 피하고자 한다. 사실 화학자의 관점에서 열역학적으로 가장 안정한 상태(Gibbs free energy가 최저인 상태)가 되도록 상태가 자발적으로 변함이 자연스러운 것인 만큼, 오히려 안정적인 직장을 갖고자 하는 것은 이러한 관점에서 본다면 매우 자연스러운 일이다. ‘중요한 건 본인의 행복이다’. 공무원이 되면 행복할 것 같다고 생각하는 사람에게 격려와 응원이 필요하지 다른 것이 필요하다 생각하지 않고, 그렇다고 과학을 하겠다는 사람이 0이 될 거라 생각하진 않는다. 앞서 설명했듯이, 과학자들에게 충분한 처우가 보장되고 사회적 인식이 좀 더 좋아진다면 과학자가 되고자 하는 사람들이 지금보다 훨씬 늘어날 테니 어찌 보면 문제는 다른 곳에 있다 하겠다.

△삶에 대한 조언이나 지혜, 자신이 가진 가치관이나 철학 자유롭게 부탁한다.

-사람은 완벽한 존재가 아니므로 누구든 실수한다. 누구든 실수를 하지만 실수에 대한 대처는 사람마다 다른듯하다. 본인도 그렇지만 주변에 보면 유독 자책이 심한 사람들이 있다. 이러한 사람들은 대체로 책임감이 강한 편인데, 아 물론 내가 책임감이 강하다 그런 말은 절대 아니다. 나의 경우 나이가 마흔 가까이 되어서야 자책이 정신 건강에 매우 해롭다는 것을 깨닫게 됐는데, 중·고등학교 때 특히 성적이나 학교에서 실수 등으로 심하게 자책했던 내 모습을 회상하면 ‘스스로 왜 저렇게 괴롭혔을까?’ 안쓰러운 감정을 갖게 된다. 잘못은 있을 수 있다. 잘못에 대한 반성은 필요하고, 이를 통해 사람은 성장한다. 그런데 이 반성이 거듭된 자책으로 발전하는 것은 내 경험상 득은 없고 실만 있다. 책임감도 마찬가지다. 대체로 책임감은 좋은 어감으로 통용되지만, 어떤 경우 책임감의 무게로 숨도 채 쉬기 힘든 상황이 만들어지기도 한다. 살면서 자책과 책임감에서 좀 자유로울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이게 쉽지 않은 사람들이 있다는 걸 경험상 이해하는데, 노력해야 한다. 실수나 잘못을 해서 모두가 나를 비난할 때, 나까지 나를 비난하면 나란 존재는 버티기가 힘들다. 자책이 심하고 책임감이 지나치게 강하다면, 행복하기 위해 당신은 조금 변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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