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회 경북일보 문학대전

뒷굽이 닳은 구두의 안색이 편안합니다

그가 떠난 후 오롯이 현관 구석에서 남은 열기와
따스했던 순간을 추억한 다는 것은 감사한 일입니다

번쩍번쩍한 구두는 사내의 두텁고 갈라진 뒤꿈치와 데면데면합니다
그저 낡았지만 가볍고
편안하게 감싸주는 수더분한 그가 좋습니다

하이든의 종달새 마냥
총총총
상쾌한 아침이 반갑습니다

거리로 나서면 우측으로 통通합니다
만나는 사람들의 말이 말馬이 되어 또각또각 사라지지 않을 지층을 형성하는데 그 끝이 페가수스*로 내달립니다

길거리를 청소하는 미화원의 눈길을 피해
지난, 지지난 계절에 뿌려진 씨앗이 보도블록 틈새에 뿌리를 내리면서
바닥에 납작 엎드린 채
찰나의 엑스터시에 떨고 있습니다

도시의 속도는 마하**입니다
눈 깜짝할 사이에 안드로메다에 이르지요
심장은 집안에 잘 모셔두었답니다
가끔 잊은 척
외출은 껍데기와의 속 깊은 대화입니다

우리 밥 한번 먹어요

차 한 잔 합시다
아니, 지금 당장 만나요.

*전설의 백마
**속도의 단위

김재호(남·59) 경북 포항시 북구 우창동로◇약력경북 문인협회 /?포항 문인협회 /?한하운(하운)문학상 /?순암 안정복 문학상 /?강원경제신문 코벤트문학상/ 경북사랑 노랫말 공모전 수상
김재호(남·59) 경북 포항시 북구 우창동로
경북 문인협회, 포항 문인협회, 한하운(하운)문학상, 순암 안정복 문학상, 강원경제신문 코벤트문학상, 경북사랑 노랫말 공모전 수상
저작권자 © 경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