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솔숲 너머 파도소리 철썩…감성캠핑에 낭만 한스푼

코로나 19 대유행으로 유난히 힘들었던 2020년. 바이러스가 몰고 온 후폭풍은 평범했던 우리 일상생활은 물론 여행을 즐기는 모습마저 바꿔버렸다. 예전이면 대규모 놀이공원이 북새통을 이뤘지만, 요즘은 될 수 있으면 사람이 몰리지 않는 조용한 곳에서 나만의 시간을 오롯이 즐기며 지친 몸과 마음을 달래기를 희망한다. 일상의 지친 몸과 마을을 치유하고 싶다면, 천혜의 자연과 문화가 함께 공조하는 영양·울진군이야 말로 비대면 시대 안성맞춤이다.사진은 덕구온천 스파월드 노천탕.

울진지역은 산과 바다 그리고 온천을 한 번에 즐길 수 있는 곳이다.

탁 트인 동해와 지금 이맘때면 빨갛게 산을 물든 아름다운 단풍을 감상할 수 있다.

눈으로 만족했다면 마지막으로 고된 몸을 뜨끈한 온천수에 담그며 누적된 피로를 푸는 건 덤이다.

눈으로 덮힌 불영계곡

△지금 딱 이맘때 ‘불영계곡’은 붉게 물든다

불영계곡은 울진 금강송면 하원리부터 근남면 행곡리까지 15㎞를 잇는 자연계곡이다.

오른쪽 왼쪽으로 굽이 많은 계곡은 오랜 세월을 지나면서 특이한 모양의 암석이 곳곳에 펼쳐져 있다.

경북 동해안 국가지질공원으로 지정된 불영계곡은 20억 년 전에 만들어졌으며, 주로 편마암으로 이뤄져 있다.

이곳 편마암은 오랜 시간에 걸쳐 형성된 지질작용의 흔적이 잘 보존돼 있다. 그중 흑백의 줄무늬(얼룩말 무늬)와 눈 모양 구조는 편마암이 땅속 깊은 곳에서 함께 만들어졌다.

계곡 사이의 큰 바위와 작은 돌을 지그재그로 건너면서 걷는 계곡 트래킹을 비롯해 한적한 도로를 따라 자전거를 타는 것도 낭만적이다.

그냥 편안하게 도로를 걸으며 아름다운 자연경관을 감상하는 것 또한 쏠쏠한 기쁨을 느낄 수 있다.

울진 불영사 전경

불영계곡 깊은 곳에는 불영사 사찰이 자리 잡고 있다.

이 사찰은 비구니 도량으로 진덕여왕 5년(651) 때 의상대사가 세웠는데 연못에 부처님의 그림자가 비친다 해 불영사라 이름 지어졌다.

조선 태조 5년(1396)에 화재로 탄 것을 이듬해 소운대사가 중건했고 그 후 1500, 1608, 1724, 1899년에 중수가 있었다.

주차장에서 절로 들어서는 길은 시골 길 마냥 훈훈함이 느껴지고 절 마당에는 연못과 스님들의 공양 음식재료를 키우는 밭을 볼때면 정겨움이 느껴진다.

사찰 내 문화재로는 응진전(보물 제730호), 불영사 3층 석탑(지방유형문화재 제135호), 부도(지방 유형문화재 제112호), 불영사 대웅보전 (보물 제1201호), 불영사 영산화상도(보물 제1272호) 등이다.

△찬바람이 부는 가을엔 뜨끈한 ‘온천’이 보약

한바탕 울진을 탐방했다면 온천에서 몸을 담근 채 피로를 풀어보는 건 어떨까?

덕구온천은 응봉산 기슭인 덕구계곡에서 뜨거운 물이 솟아오르는 국내 유일의 자연용출 온천이다.

하루 평균 1800t의 온천수가 하늘로 솟구쳐 오를 뿐만 아니라 온천수 외에 다른 물은 섞지 않는다.

이처럼 물의 효능이 특출난 탓에 지난 2015년 보양온천으로 지정됐으며, 전국 10대 온천으로 손꼽힌다.

보양온천은 물의 온도, 성분, 이용시설, 환경조건 등 여러 가지 조건을 따져 우수하고 피부·재활치료 등의 기능성 성분이 높아 건강증진과 심신 요양에 효과가 있으면 지정된다.

덕구온천은 강한 알칼리성으로 주성분은 중탄산, 나트륨 이온, 마그네슘 이온, 불소 등으로 각종 피부병과 관절염 치료에 효능을 보인다.

덕구온천의 원수가 뿜어져 나오는 덕구계곡 또한 산책하기엔 안성맞춤이다.

덕구온천리조트 콘도에서 출발해 온천수를 끌어쓰는 원탕까지는 완만한 경사를 유지하고 있어 가볍게 걷기엔 최적의 코스다.

조금 작고 좁은 계곡은 특유의 자연환경을 그대로 보존하고 있어 아름답고, 계곡을 따라 세계 유명 다리 13개가 미니어처로 제작돼 있어 구경하는 재미 또한 쏠쏠하다.

원탕까지는 천천히 구경하며 걸으면 1시간 30분에서 2시간가량 걸린다.

원탕에 도착하면 온천수가 하늘을 향해 뿜어져 나오고, 한쪽에는 평소 무심했던 발이 호강할 수 있는 족욕장이 마련돼 있다.

족욕을 좀 더 제대로 즐기려면 시원한 계곡 물에 먼저 발을 씻은 뒤 족욕탕에 들어서면 찌릿한 기분을 느낄 수 있다.
 

구산해수욕장 캠핑장.

△가을 감성을 느끼려면 ‘구산해수욕장’에서 갬성캠핑을 즐기자

사계절 푸른 소나무로 둘러싸인 구산해수욕장은 요즘 젊은이들의 캠핑 핫!플레이스(명소)로 꼽힌다.

탁 트인 바다와 소나무 숲에서 즐기는 캠핑은 ‘낭만’이라는 단어가 넘칠 만큼 감성 충만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밤이 되면 쌀쌀한 바닷바람을 맞으며 모닥불을 피워놓고 즐기는 이른바 ‘불멍’은 철썩이는 파도 소리가 더해지면서 아련한 추억까지 소환시킬 만큼 평소 잊고 지냈던 감성을 자극한다.

주말 저녁이면 여기저기 텐트마다 오색 빛 전구로 반짝이고, 숯불에 구운 고기 냄새가 공기 중으로 퍼지면서 침샘을 자극한다.

요즘 같은 비대면 시대에는 캠핑이야말로 가장 적절한 휴식방법이 아닌가 싶다.

혼자서 또는 가족, 친구, 연인이 함께할 수 있는 캠핑은 집과 직장에서 받았던 스트레스 해소는 물론 평소 고민거리에 대한 해답을 찾을 수 있는 오롯이 나만의 시간을 가질 수 있다.

구산해수욕장은 파도가 부서지며 만드는 맑은 산소와 피톤치드를 온몸으로 흡수할 수 있어 건강에도 도움이 된다.

한가지 더 경북 동해안에서 일출과 달 구경하기 가장 좋은 장소라는 월송정이 불과 5분 거리에 있어 모두 감상할 수 있다면 잊을 수 없는 추억이 될 것이다.

비록 차가운 기온 탓에 바다에 뛰어들 순 없지만, 감성 추억 만들기에 이만한 장소는 없다.

김형소 기자
김형소 기자 khs@kyongbuk.com

울진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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