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자좡·싱타이·딩저우 “집에 머물라”…지하철·버스도 중단

중국 허베이성 스좌장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8일 현지의 한 테니스코트에서 관계 직원들이 훠얀(火眼) 실험실의 장비를 설치하고 있다. 훠얀 실험실은 하루 최대 100만명분의 코로나19 핵산검사 능력을 확보할 예정이다. 연합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가 무더기로 나온 중국 허베이(河北)성의 성도 스자좡(石家莊)을 포함한 3개 도시가 모든 주민에게 앞으로 7일간 집에서 머물라고 요구했다.

이들 도시의 상주인구를 합치면 2천만 명에 가깝다. 스자좡이 1천100만 명이며 싱타이(邢台)는 740만 명, 딩저우(定州)는 120만 명이다.

스자좡시는 ‘제2의 우한’이 되는 것 아니냐는 걱정 속에 9일 오전부터 지하철과 버스, 택시 등의 운행을 모두 중단시켰다.

이틀 전 도시 밖으로 나가는 길을 막은 데 이어서 도시 내의 이동까지 정지시키는 초강력 조치를 발동한 것이다.

스자좡 방역 당국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향후 일주일간 모든 주민이 집에 머물러야 한다고 밝혔다. 효과적인 방역을 위해 주민들이 이동하지 말고 모임을 하지 말아야 하며 거주 단지 밖으로 나와서는 안 된다고 요구했다.

스자좡의 모든 슈퍼마켓과 상점은 오프라인 판매를 중단하고 온라인 주문 배달로 전환했다. 당국은 식자재를 안정적으로 공급할 것이라며 주민들을 안심시키고 있다.

스자좡은 앞서 지난 7일 저녁 전격적인 도시 봉쇄에 들어갔다. 싱타이도 하루 뒤 봉쇄 조치를 단행했다.

싱타이시도 전날 저녁 스자좡과 동일하게 전 주민이 일주일간 집에 머무르도록 조치했다. 싱타이의 시내버스는 9일부터 15일까지 전면적으로 운행을 중단했다.

딩저우도 이날 스자좡과 싱타이의 뒤를 이어 모든 주민에게 일주일간 ‘금족령’을 내렸다.

쑨춘란(孫春蘭) 중국 부총리는 코로나 감염자가 집중 발생한 스자좡의 샤오궈좡(小果庄) 마을 등 현장을 시찰하고 조속히 바이러스 전파를 억제하라고 촉구했다.

중국이 허베이성의 확산세에 각별히 신경 쓰는 것은 한국의 경기도처럼 이 지역이 수도인 베이징을 둘러싸고 있기 때문이다.

왕둥펑(王東峰) 허베이 당서기는 최근 회의에서 전염병 확산 방지를 강조하면서 “수도 정치를 보호하는 ‘해자’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 30명 넘는 감염자가 나온 베이징도 자체 방역을 연일 강화하고 있는데 전날 종교 활동을 중단시키고 춘제(春節·중국의 설) 기간 농촌 지역의 대규모 행사를 금지했다.

허베이성에서는 지난 8일 하루 동안 14명의 확진자와 16명의 무증상 감염자가 추가로 보고됐다. 이들은 모두 스자좡에서 나왔다.

스자좡에서는 6일부터 이날까지 1천25만 명이 핵산 검사를 마쳤으며 이 가운데 354명이 양성 판정을 받았다. 이들 가운데 87%가 샤오궈좡 마을이 있는 가오청(藁城)구에서 확인됐다.

스자좡은 2차 전원 검사도 곧 시작한다.

싱타이와 딩저우도 전 주민 대상 검사를 마무리했다.

허베이성 방역 당국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스자좡의 확진자 수가 다소 줄었지만 아직 변곡점에 도달했다고 확신할 수 없으며 확산 위험은 여전하다고 밝혔다.

당국은 감염원을 아직 찾고 있다. 허베이성 질병예방통제센터 전문가는 허베이성의 감염이 공항을 통해 국외에서 들어왔을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말했다.

한편 스자좡시는 브리핑에서 샤오궈좡 마을에서 지하 종교 모임 때문에 바이러스가 퍼졌다는 인터넷 소문과 관련 “신도들이 한 주민의 집에 모여 활동을 했으며 이는 전염병 확산을 촉진한다. 하지만 감염원이 종교 활동과 직접 관련 있다는 증거는 현재로서는 없다”고 밝혔다.

또 유럽과 미국에서 온 신부의 전교 활동이 이번 발병과 관련 있다는 소문은 사실이 아니라며 샤오궈좡 마을 주민 4천721명 가운데 종교인은 122명으로 모두 천주교가 아닌 개신교 신자라고 설명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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