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과 통화…협력 강조, 한중일 정상회의 조속 개최 공감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 주석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비핵화의 실현은 (한중) 공동의 이익에 부합한다”며 “중국은 문 대통령을 높이 평가하며 (비핵화 노력을) 적극 지지한다”는 언급을 했다고 청와대가 28일 밝혔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전날 있었던 문 대통령과 시 주석의 정상통화에서 이같은 대화가 오갔다고 소개했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시 주석은 이번 통화에서 대화를 통한 한반도 문제 해결에 건설적인 역할을 해달라는 문 대통령의 요청에 “남북·북미 대화를 지지한다”는 말로 화답했다.

양 정상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영향으로 지난해 서울에서 열릴 예정이었으나 개최가 무산된 한중일 정상회의의 조속한 개최에도 공감했다.

문 대통령은 “한중일 정상회의의 조속한 개최에 두 나라가 함께 노력하기를 희망한다”고 했고, 시 주석도 “중국은 한국의 중한일 정상회의 개최를 지지하며 한국과 협력을 강화해 조속한 개최를 추진하고자 한다”고 답했다.

코로나19 대응과 관련해서는 양국의 방역협력이 효과적이었다고 양 정상이 평가했다. 시 주석은 특히 “문 대통령의 동북아 방역보건 협력체 구상을 지지하고, 인류 보건·건강 공동체를 구축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한국이 내달 백신을 접종하는 것으로 안다. 백신 접종이 글로벌 방역에 중요한 역할을 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동아시아 차원의 평화·안보·생명 공동체를 만들어갈 수 있도록 중국과 협력하기를 희망한다”고 했다.

이번 한중 정상통화에서는 양국의 CPTPP(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 가입과 관련한 논의도 오갔다.

CPTPP는 당초 미국 주도의 TPP(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에서 미국이 탈퇴하자 일본, 호주 등 나머지 11개 국가가 수정해 만든 협정이다.

중국이 미국 주도의 TPP 견제를 위해 RCEP(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 협상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동시에 미국이 TPP에 복귀할 가능성이 커지면서 두 협정을 미중 대결구도 속에서 바라보는 시각도 있다.

그러나 시 주석은 지난해 11월 CPTPP 가입을 적극적으로 고려하겠다고 한 바 있다.

시 주석은 통화에서 “CPTPP에 대해 한국과 소통할 수 있을 것”이라고 하자 문 대통령은 “CPTPP 가입에 관심을 두고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이를 두고 “시 주석도 다자주의 회복을 말하고 있는 만큼 CPTPP에 가입하지 않은 양국이 소통하면서 가입을 검토할 수 있지 않겠느냐는 맥락에서 나온 발언”이라고 설명했다.

청와대는 시 주석이 오는 5월 서울에서 열리는 ‘녹색성장 및 글로벌 목표 2030을 위한 연대’(P4G) 정상회의에 참여해달라는 문 대통령의 요청에 “진지하게 검토하겠다”고 답했다고 전했다.

한편, 중국 주요 매체들은 시 주석과 문 대통령의 통화 소식을 전하면서, 청와대 발표와 달리 시 주석의 방한이나 북한 문제 관련 대화는 공개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기동 기자
이기동 기자 leekd@kyongbuk.com

서울취재본부장. 대통령실, 국회 등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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