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반도체 대란으로 울산1공장 7일부터 일주일간 휴업
코나·아이오닉5 주요부품 납품 대구·경산·경주 업체 치명타
포항·영천지역 상용차 부품업계는 상대적으로 피해 덜할 듯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출고센터에 대기중인 자동차들.

국내 주요 자동차업계의 수출 부진으로 인해 타격을 입고 있는 경북·대구지역 자동차 부품업계가 글로벌 차량용 반도체 부족으로 인한 감산 현실화로 충격이 커질 전망이다.

지역 자동차부품업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현대자동차는 지난달 30일 부품수급문제로 오는 7일부터 14일까지 울산1공장을 휴업하기로 했다. 울산1공장은 SUV 코나와 현대차의 첫 전용전기차인 아이오닉5를 생산하는 곳이어서 신차 수요에 대비해 왔던 지역 부품업계에게는 치명적인 타격이 불가피해졌다.

울산1공장 휴업의 원인은 크게 2가지다.

첫째는 글로벌 반도체 부족현상에 따른 것이고, 둘째는 아이오닉5에 들어가는 모터·인버터 감속기 등 구동부품 모듈 공급 문제다.

차량용 반도체는 이미 지난해 말부터 일찌감치 예고됐으나 현대차는 1분기 이상 재고를 확보해 잘 견뎌왔지만 반도체 부족 현상이 지속되면서 결국 휴업이 불가피해진 셈이다.

현대차는 그동안 재고가 부족한 반도체가 들어가는 차량 생산은 줄이는 한편 인기 차종을 중심으로 생산라인을 가동하는 등 부족한 반도체 수급에 차질을 빚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가 야심 차게 내놓은 아이오닉5는 이미 4만 대 이상의 예약을 받았지만 구동모터를 생산하는 현대모비스 설비 문제로 인해 생산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이처럼 반도체 및 주요 부품 부족으로 인해 4월 중에만 코나 6천 대, 아이오닉 6천500대 가량의 생산 차질이 빚어질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이처럼 현대차 휴업이 현실화되면서 대구·경산·경주·영천·포항 지역 부품공급업체들이 비상이 걸렸다.

대구 소재 현대차 1차 밴드인 A사는 “엊그제 현대차로부터 부품 생산을 1주일 정도 감산하라는 공문을 받았다”며 “1주일 정도 지연되는 것은 그나마 견딜 수 있겠지만 그 이상 생산이 지연될 경우 힘들어 질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또 다른 부품업체는 “이번에는 1공장만 휴업을 실시하지만 앞으로 2공장부터 5공장까지 휴업이 확대될 경우 1차 밴드는 물론 2·3차 밴드의 피해가 심각해질 것”이라며 반도체 및 부품 부족사태 조기수습을 기대했다.

대구지역 자동차부품업계의 타격이 예상되자 대구상의는 사태를 예의 주시하며 대책 마련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경산지역이 경우 울산 1공장 휴업에 직격탄을 맞을 것으로 예상됐다.

아이오닉·코나 부품이 전체 생산물량의 20%가량을 차지하는 A사의 경우 울산 1공장 휴업이 확정되면서 긴급대책회의를 갖고 해당라인 조업단축 및 근무인원 타생산라인 투입을 통해 물량을 조정하기로 했다.

B사 역시 지난주부터 중국 물량이 감소하면서 주말 특근을 없애는 한편 아이오닉·코나 부품 생산라인을 타 생산라인으로 투입하기로 했으며, C사도 긴급회의와 함께 해당라인 조업 단축 및 타 생산라인 전환 등의 대책 마련에 들어간 것으로 확인됐다.

경주지역은 지난 2015년 이후 중국 시장 악화에 따른 물량감소에 이어 최근 반도체 부족으로 인한 생산량 감소까지 이어지면서 생존경쟁에 들어갔다.

중견부품업체인 영신정공의 경우 오랜 경영위기와 신규부품 수주 불투명 등 난관을 타개하기 위해 지난달 말부터 직원들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받는 등 이미 구조조정 칼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영신정공은 파워스티어링 오일펌프 국산화와 엔진·샤시·파워트레인 등 자동차 핵심부품을 개발해 전 세계에 수출하고 있는 중견 부품기업이지만 수년째 이어지고 있는 자동차 시장 악화를 견디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나라 자동차산업은 지난 2015년 455만5천대를 생산해 세계 5위 자동차 생산국으로 이름을 올렸으나 중국 시장 몰락 등으로 인해 수출량이 급감하면서 지난 2019년 7위까지 떨어진 뒤 지난해 코로나19 기저효과로 5위를 되찾았지만 생산량은 300만대(297만4천대)에도 미치지 못했다.

특히 수출물량 감소가 생산량 감소의 주요인이었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우리나라 자동차 수출량은 지난 2014년 306만3천대로 정점을 찍은 뒤 2015년 297만대·2018년 262만대·2017년 253만대·2018년 250만대·2019년 240만대로 줄어들다 지난해에는 200만대선(188만6천대)까지 무너졌다.

같은 기간 내수시장은 2014년 146만대에서 강보합세를 보였으며, 지난해 코로나19사태에도 불구하고 161만1천대가 팔렸다.

한편 포항과 영천지역 부품업계는 반도체 수요가 많지 않은 상용차 부품을 공급하고 있어 아직까지는 큰 영향을 받고 있지 않을 것으로 나타났다.

이종욱, 박무환, 황기환, 김윤섭 기자
이종욱 기자 ljw714@kyongbu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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