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지스탕스 사형수들의 마지막 편지’(피에로 말베치·조반니 피렐리 엮음. 임희연 옮김) 표지.연합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이탈리아 북부에서 레지스탕스(대독일 항전조직)로 활동하다가 사형 선고를 받은 이들이 죽음을 앞두고 쓴 마지막 편지를 모은 책이다. 가구공과 대장장이, 재단사, 창고지기, 정비공, 제빵사 등 201명의 편지가 담겼다.

토리노 지방에서 파르티잔 의용군 부대를 조직해 활동하던 33세의 의사는 비행장에서 총살되기 전 “자유와 정의를 사랑한 후에 떠나. 당신을 많이, 아주 많이 사랑한 후에 떠나”라며 사랑하는 여인에게 편지를 쓴다. 파르티잔에게 몰래 식료품을 제공하다가 체포된 28세의 주부는 재판 없이 총살당하기 직전 아이에게 “엄마는 이제 떠난단다. 삼촌들 말 잘 듣고 공부 열심히 해야 해. 울어서는 안 돼”라는 내용의 편지를 남긴다.

책은 마지막 편지들을 통해 죽음을 목전에 둔 이들이 인간성과 용기를 어떻게 최후까지 지켜낼 수 있었는지 확인하게 된다고 말한다. 또 자신들의 선택이 더 높은 가치를 위해 어쩔 수 없는 것임을 밝히며 사랑하는 사람들이 고통받게 된 것에 대해 위로와 용서를 구한다고 덧붙인다.

곽성일 기자
곽성일 기자 kwak@kyongbuk.com

행정사회부 데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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