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치 일환 청와대 초청 오찬회동

문재인 대통령과 오세훈 서울시장, 박형준 부산시장이 21일 청와대 상춘재에서 환담을 나누고 있다.(청와대제공)
문재인 대통령은 21일 낮 청와대 상춘재에서 4·7 재·보궐선거에서 당선된 오세훈 서울시장과 박형준 부산시장과 오찬을 함께 했다.

이번 만남은 문 대통령이 제안하고 두 시장이 응해 성사된 첫 대면으로, 두 시장은 모두 국민의힘 소속이다.

이날 오 시장은 문 대통령에게 “취임 이후 한 군데 가봤는데 여의도 시범아파트는 건축된 지 50년 된 아파트”라며 “살 만해 보이지만 들어가 보면 폐허화 돼 있음에도 재건축 주변 집값 우려 있다는 이유로 막고 있다”며 적극적인 해결을 요청했다.

오 시장은 또, “오늘 (문 대통령을) 어렵게 뵙게 됐는데 예컨대 시범아파트 같은 재건축 현장을 한번 만 나가 봐달라”고 제안했다.

하지만 문 대통령은 “입주자들이 쉽게 재건축을 할 수 있게 하면 아파트 가격 상승을 부추길 수 있고 부동산 이익을 위해서 멀쩡한 아파트들을 재건축하려고 할 수 있다. 그러면 낭비 아니냐”며 오 시장의 제안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문 대통령은 “정부는 주택가격 안정, 투기억제, 공급확대를 추진 중인데 이건 중앙정부나 서울이 다를 게 없다”고 강조하며 “국토부로 하여금 서울시와 더 협의하게 하고 필요하면 현장을 찾도록 시키겠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신임 국토부장관 인터뷰 보니 개발 자체를 막겠다는 생각은 안 하고 있다”며 “공공재개발 추진하고 있지만 그렇다고 민간재개발 못 하게 하거나 막으려는 것은 아니다. 시장안정조치가 담보되면 얼마든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박형준 부산시장은 문 대통령에게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의 사면을 제안했다.

박 시장은 “전직 대통령은 최고 시민이라고 할 수 있는데 지금 저렇게 계셔서 마음 아프다”며 “오늘 저희 두 사람 불러주셨듯이 큰 통합 제고해주시길 부탁 드린다”고 언급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두 분이 수감돼 있는 일은 가슴 아픈 일이다. 두분 다 고령이고 건강도 안 좋다고 해서 안타깝다”며 “그러나 이 문제는 국민 공감대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고, 국민 통합에 도움이 되도록 작용이 돼야 한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백신 수급 불안 논란에 대해선 “(정부가)각별히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11월 집단면역 될 거라고 보지만 1200만 명 플러스 알파 접종할 수 있을 걸로 보고 있다”며 “초반에는 신중하게 접근했는데 이제는 속도감 있게 접종하자, 시스템을 좀 바꾸자”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질병청이 명단 정해서 지자체에 통보했는데 지자체가 자율성을 갖고 선정하고 방역당국은 물량을 공급하는 식으로 해야 한다”며 “백신 수급 불안보다는 갖고 있는 백신을 속도감 있게 하지 못하는 게 문제이니 두 시장이 협조했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서면 브리핑에서 “오늘 오찬은 대한민국 제1·제2 도시인 서울과 부산의 현안에 대해 야당 소속 단체장과 머리를 맞대고 힘을 모으는 협치의 자리”라고 설명했다.

이기동 기자
이기동 기자 leekd@kyongbuk.com

서울취재본부장. 대통령실, 국회 등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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