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두아 변호사·전 국회의원
이두아 변호사·전 국회의원

이스타 항공 창업주로 50억 원대 회사 공금 횡령 혐의와 430억 원대 배임 혐의를 받고 있는 이상직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국회 본회의에서 가결되었습니다. 출석 의원 255명 가운데 찬성 206표, 반대 38표, 기권 11표로 통과되었습니다. 현역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 가결은 헌정사상 15번째, 이번 21대 국회에선 정점순 의원에 이어 두 번째입니다. 21대 국회에서 체포동의안이 가결된 2명 모두 여당인 민주당 출신입니다.

이렇게 압도적 표차로 이상직 의원의 체포동의안이 가결된 배경에는 이상직 의원이 반성과 사죄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는 여러 발언을 쏟아 낸 탓도 있습니다.

이 의원은 지난 16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재판을 받기 위해 전주지방법원에 출석하면서 동행한 변호인에게 “나는 불사조다. 어떻게 살아나는지 보여주겠다.”고 장담하기도 했다고 합니다. 이스타 항공 조종사 노조 위원장은 “수많은 범죄를 저지르고도 의원직을 유지하는 등 이례적인 특혜를 누려온 이 의원이 보통 사람은 말하기 힘든 ‘불사조’ 운운하며 ‘다시 살아날 것’이라 장담했다.”며 “배후에 권력의 뒷배가 있을 것이란 의혹을 낳는 발언”이라고 했습니다. 그는 “노조는 이상직 의원을 ‘피닉스(불사조) 리’로 부르기로 했다.”고도 했습니다. 의원이 실질적 오너인 이스타항공 관련 수사는 현재 서울남부지검과 전주지검으로 나뉘어 있습니다. 이 의원은 며칠 전 동료 의원들에게 보낸 입장문에서 횡령 혐의액은 2017년 이전 모두 갚았고, 딸에게 고급 외제 차를 리스해 준 건 과거 교통사고를 당한 적 있는 딸의 안전을 고려했다고 해명했습니다. 투표 전 신상 발언에서는 검찰이 여론몰이를 하고 있다며 부결을 호소하기도 했습니다.

600여명의 해고 근로자들이 생계의 위협에 놓인 상황에서, 자신의 딸에게는 회사 자금으로 ‘슈퍼카’브랜드로 잘 알려진 포르쉐를 안전 때문에 마련해줬다는 것입니다. 이 의원 딸이 탄 것으로 알려진 2018 포르쉐 마칸 GTS는 360마력에 최대 토크 51kg.m의 성능을 내는 고성능 차량이라고 합니다. 회삿돈 1억 1천만원이 이 의원 딸 포르쉐에 보험금, 보증금 명목으로 쓰인 의혹과 6천여만원이 이 의원 딸이 임차한 오피스텔의 보증금 등으로 흘러 들어간 점도 검찰의 수사 대상입니다. 검찰은 이 의원과 그 일가의 횡령·배임 금액이 555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현재 구속영장이 청구된 이상직 의원의 혐의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배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횡령), 업무상 횡령, 정당법위반입니다(선거법위반에 대해서는 이미 전주지원에 기소되어 재판을 받고 있는 상황입니다). 한편 MBC는 20일 이 의원이 친분이 있거나 지위가 있는 사람들로부터 채용 청탁을 받고 이스타항공 인사팀에 명단을 보내 서류전형에 합격시킬 것을 지시했다고 보도하면서 이스타 항공 관련 채용비리 의혹을 제기했습니다. 이에 홍준표 의원은 자신은 야당 인사여서 아들이 취업에 있어서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8개월째 임금을 체불한 이스타항공은 600여명을 정리 해고했는데, 그 과정에서도 이 의원은 아무런 책임을 지지 않고 중소기업진흥공단 이사장을 거쳐 여당 텃밭에서 공천받아 21대 국회에서 당선된 미스테리가 밝혀질지, 노조 위원장이 주장하는 것처럼 ‘뒷배’가 존재하는지 여부가 규명될지, 위에서 살펴본 채용비리 의혹 등에 대해서도 수사가 확대될지 여부 등 이상직 의원의 수사 과정에 많은 사람이 밤잠을 못 이루며 촉각을 곤두세우게 될 것 같습니다.

저작권자 © 경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