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병국 고문헌연구소 경고재대표·언론인
최병국 고문헌연구소 경고재대표·언론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에 오만과 폭주의 대표적 인물로 지칭되는 윤호중 의원(4선)이 지난 16일 선출됐다. 그는 정견 발표에서 “협치와 개혁을 선택하라면 개혁을 선택하겠다”며 “개혁의 바퀴를 여기서 멈춰서는 안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검찰개혁, 언론개혁처럼 많은 국민께서 염원하시는 개혁입법을 흔들리지 않고 중단없이 추진할 것”이라고 했다. 4·7 재보선 참패로 자숙할 것으로 예상했던 더불어민주당이 윤호중 의원을 원내대표로 선출함에따라 잠시 분출했던 ‘친문후퇴론’은 사라지고 ‘도로친문’으로 쐐기를 박았다. 윤 원내대표의 등장이 “더 강한 개혁을 하지 못해 선거에서 졌다”고 한 강성 친문과 이해찬 전 대표의 절대적 지지를 등에 업고 선출된 만큼 앞으로 민주당의 폭주는 브레이크 없는 기관차가 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이낙연 전 대표는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죽는 한이 있더라도 문재인 대통령을 지키겠다”고 했다. 마치 전장에 출정하는 충정 어린 군인의 모습처럼 보인다. 또 민주당 최고위원직 도전에 나선 전혜숙 의원도 “노무현 대통령을 지지했던 그때 그 마음으로 문재인 대통령을 지키겠다”고 했다. 왜 이들은 목숨까지 바치겠다며 ‘문 대통령을 지키겠다’는 비장함을 보이는가.

맛칼럼니스트인 친문 인사 황교익씨는 지난 19일 페이스북에서 “문재인 대통령께 무슨 일이 발생했나요”라며 “현재 문재인 대통령은 아무 일도 없는데 왜들 미리 나서서 지키겠다고 말하는 것은 매우 어색한 일이다”고 언짢은 지적을 했다. 이 모든 것이 당내 최대 지분을 가진 친문의 지지를 얻기 위한 표잡기 제스츄어로 보인다. 지금 민주당은 ‘이니 하고 싶은대로 해’의 대께문(문 대통령 광적지지자)들이 움직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오죽하면 이낙연 전 대표가 목숨까지 바치겠다는 비장함을 보이면서까지 대께문들게 충성을 보일려고 했겠나.

윤 원내대표는 지난 1년 동안 국회법사위원장을 맡아 공수처법과 임대차3법, 공정거래3법 등을 강행 처리한 장본인이다. 그는 법안을 기습 처리하고 검찰총장을 쫒아내기 위해 검찰 수사권을 통째로 빼앗을 것처럼 협박하는 일에도 앞장섰다. 임대차법을 일방 처리한 뒤 “대한민국 국민이 평생 집의 노예에서 벗어난 역사적인 날”이라고 했다. 그 직후부터 전세대란이 벌어졌다. 그는 민주당 86운동권(80년대 학번,60년대생) 그룹의 맏형격이며 ‘부엉이 모임’의 절대적 지지를 받는 인물이기도 하다. 그의 입담은 거칠기로 이름이 났다. 동아일보기자 출신 조수진 의원(국민의힘)에게 “지라시 만들 때 버릇이 나온 것 같다”, 서울시장 선거때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를 지칭해 “4월 7일 쓰레기를 잘 분리수거 하셔야 한다”고 했다. 그는 야당측 협상 상대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야당에 “이 사람 교체하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안하무인의 독선을 보여온 강성 친문이다. 문 대통령이 4·7선거 뒤 국정 쇄신책으로 총리와 5개 부처 장관과 청와대 비서진을 일부 바꿨으나 윤 원내대표의 등장으로 빛이 바랬다. 윤 원내대표는 야당몫 상임위원장 자리를 원래 관례대로 정상화하는 문제도 더 논의할 이유가 없다고 못 박았다. 여권이 검찰 공중분해, 검찰총장 찍어내기, 공수처 신설, 24차례 부동산대책, 전세대란을 초래한 임대차법 강행 등에 대한 정책 드라이브를 ‘개혁’이라고 불러 왔다. 이 폭주의 정책을 막을 인물은 지금껏 야권에는 없었다. 앞으로도 없어 보인다. 그래서 국민들은 내년 대선에 야권의 강력한 대선 후보로 떠오르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대선판으로 호출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문 정부가 기회는 평등하고 과정은 공정하고 결과는 정의로운 국가 건설을 외쳤으나 모두가 허언에 불과했다. 많은 국민은 내년엔 상식과 법치가 통하는 사회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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