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지역 농촌이 이상기온과 일손 부족으로 이중고를 겪고 있다. 과수의 개화기에는 이상저온으로 큰 피해를 입었는데, 열매가 달리는 시기인 최근에는 이상고온으로 병충해가 창궐해 농가들이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여기에다 농번기가 시작되면서 일손을 구하지 못해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은 올해에만 있는 일이 아니다. 벌써 수년 전부터 반복되고 있어서 코로나19를 탓할 일이 아니다. 정부와 지자체가 소멸대책이니, 농촌인구 고령화 대책이니 떠들어 댔지만 변화가 더디다.

농민들은 농림축산식품부가 이상저온 피해 대책으로 ‘물 뿌림이나 송풍 시설을 점검하라’고 할 것이 아니라 보다 근본적인 대책을 강구해 줄 것을 바라고 있다. 재해 보상이 능사가 아니라 해마다 반복되는 각종 재해에 대한 보다 체계적인 매뉴얼을 만들어야 한다.

지난 4월 중순 경북 일부 내륙지역에서는 기온이 영하로 떨어지는 이상 저온으로 3669㏊의 농작물이 피해를 봤다. 과수와 담배·인삼 등 특용작물의 피해가 컸다. 농식품부는 다음 달 말까지 지자체의 피해조사가 끝나면 6월 중에 재해복구비와 재해대책 경영자금을 지원할 계획이라고 한다. 이렇게 해마다 반복되는 이상 저온 피해를 국가가 언제까지 계속 보상해 줄 것인가.

4월 하순에 접어들면서는 이상 고온현상이 나타나면서 농작물의 병충해 피해가 급증하고 있다. 경북농업기술원에 따르면 지난해부터 편서풍을 타고 중국에서 유입된 열대거세미나방과 갈색날개매미충, 매미나방 등의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갈색날개매미충의 경우 경북지역에서 2019년 8개 시군 36.9㏊가 피해를 입었지만 지난해에는 14개 시군 51.2㏊, 올해는 16개 시군에서 56.7㏊가 발생하는 등 해마다 피해가 증가하고 있다. 꽃매미나 매미나방 등도 마찬가지로 피해가 늘고 있다. 농업기술원이 예찰을 강화하고 적기 방제를 당부하고 있지만 농가에서는 역부족이다.

여기에다 경북의 경우 23개 시군 중 19개 시군이 초고령사회에 진입해 농촌 인력 구하기도 어렵다. 코로나19 여파로 농촌으로 파견되는 외국인 근로자가 50% 이상 준 것도 원인이다. 경북도가 지방소멸 대응 종합계획 수립에 착수했다. 이참에 정부와 경북도 등 지자체가 머리를 맞대 이중고를 겪고 있는 농업에 대해서 항구적이고 종합 대책을 내놔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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