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립아트코리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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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낌은 어떻게 오는가
꽃나무에 처음 꽃이 필 때
느낌은 그렇게 오는가
꽃나무에 처음 꽃이 질 때
느낌은 그렇게 지는가

종이 위에 물방울이
한참을 마르지 않다가
물방울 사라진 자리에
얼룩이 지고 비틀려
지워지지 않는 흔적이 있다


<감상> 붓다는 인간의 마음이 크게 네 가지 과정으로 이루어져 있음을 알았다. 의식, 지각, 감각, 반응이 그것이다. 의식은 알아차림, 지각은 분별, 감각은 호불호, 반응은 갈망과 혐오를 일으킨다. 감각에 따른 반응이 쌓이면 갈애(渴愛)에 사로잡힌다. 갈애는 번뇌와 망상을 일으킨다. 정신을 병들게 하는 것이다. 붓다는 모든 고통의 원인을 ‘반응’ 때문이라고 보았다. 반응을 멈추면, 고통이 사라진다. “얼룩이 지고 비틀려/ 지워지지 않는 흔적”에 반응하지 않기. 그저 바라보기. 느낌이 왔다가 사라지고, 흔적이 남았다 사라진다. <시인 김현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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