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포항본부 연구보고서

[인포그래픽] 2차전지 기업 투자유치 및 고용 현황. 그래픽=양경석

포항시가 차세대 먹거리산업으로 추진하고 있는 배터리 리사이클링 산업이 철강산업 위주의 포항지역 산업구조 변화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한국은행 포항본부 장경철 기획조사팀 과장은 28일 지역경제 조사연구 ‘차세대 배터리 리사이클링 규제자유특구 동향과 시사점’을 통해 포항지역 경제상황을 고려할 때 차세대 신산업을 통한 새로운 성장동력·산업구조 개편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밝혔다.

이 자료에 따르면 포항지역 제조업 매출액 중 78.5%를 차지하는 1차 철강업이 지난 2018년 하반기 이후 미국의 보호무역·저가 중국 철강제품 수입 증가로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난해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세계적인 경기침체로 철강제품 수요가 부진한데 다 철광석 가격까지 상승해 지역 주요업체의 수익성이 악화된 모습이다.

장 과장은 이런 경제 상황에서 배터리 리사이클링 규제자유특구 지정은 포항지역 경제 상황을 반전시킬 좋은 기회라고 밝혔다.

친환경 전기차 산업이 급격하게 성장하고 있는 가운데 전기차 사용 후 폐배터리 발생량 또한 급증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폐배터리는 폐기된 후에도 잔존가치가 높아 에너지저장장치(이하 ESS) 등으로 다시 만들 수 있고, 재사용이 불가능한 경우 분해 후 재가공을 통해 희유금속(니켈·코발트 등)을 추출할 수 있다.

지난 2019년 7월 차세대 배터리 리사이클링 규제자유특구는 지난 2019년 7월 포항 블루밸리 국가산업단지와 영일만4 일반산업단지 내 약 0.93㎢ 규모 부지에 지정된 뒤 현재 모두 15개 업체가 특구사업자로 참여 중이다.

글로벌 전기차 시장 전망. 자료=Deloitte

포항시는 오는 2023년까지 규제자유특구사업 관련 기준을 마련해 배터리 리사이클링 생태계를 구축해 배터리 핵심소재를 확보하는 등 신사업으로 육성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와 관련한 △전기차 사용 후 배터리 종합관리 실증 △전기차 사용 후 배터리 재사용 실증사업△재사용 불가 배터리 재활용 실증사업이 지난해부터 진행 중이다.
 

글로벌 배터리 시장 전망. 자료=SNE Research

장 과장은 구체적인 안전기준 등이 정립돼 재활용 배터리의 보급·활용이 확대된다면 전기차의 가치도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매장량이 적고 국가별 생산이 편중돼 전량 수입에 의존하는 희유금속(니켈·코발트 등)을 안정적으로 확보한다면 30% 정도의 수입대체 효과도 있다. 이에 따라 이차전지용 양극재 기업들이 얻는 부가가치 또한 향상될 것으로 기대된다.

무엇보다 배터리 리사이클링산업이 활성화될 경우 철강업 부진으로 침체된 지역 고용시장이 활성화되면서 인구유입 효과도 클 것이라는 전망이다.

실제 경북테크노파크는 특구사업이 진행되는 2019년~2023년 기간 동안 약 1만50명의 신규고용이 창출될 것으로 전망하기도 했다.

향후 배터리 리사이클링 시장 선점과 해외 주요업체와의 협업을 통해 관련 사업 확대도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전기차 사용후 폐배터리 배출 추정량. 자료=SNE Research

장 과장은 “다른 나라와 달리 대규모 규제자유특구 실증특례를 활용해 구체적인 안전기준·원천기술을 선제적으로 확보한다면 국내외 주요 배터리 리사이클링 업체의 투자유치·업무 협업이 수월할 것”이라며 “그 외에도 배터리 회수율을 높여 단순 매립시 발생할 수 있는 환경오염을 줄이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이를 위해 “지속적인 산학연 협력을 통한 신사업 모델 발굴과 자동차 부품업체 등의 외형 확대, 벤처기업 창업지원을 위한 각종 지원책 마련 등이 지원돼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포항지역은 폐배터리 리사이클링과 함께 포스코케미칼 등 이차전지 소재산업도 적극 유치해 상당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

이와 관련 GS건설㈜의 투자(1천억원)를 유치하는 등 지금까지 5천552억원의 투자유치 성과를 거뒀으며, 세계적인 이차전지 소재업체인 포스코케미칼이 포항블루밸리 국가산단에 국내 최초로 이차전지용 인조흑연 음극재 공장을 건설중에 있다.

또 영일만산업단지에 ㈜에코프로가 양극재 공장을 설립할 예정임을 감안하면 이차전지 핵심소재인 음극재와 양극재의 포항지역 생산이 가능해져 가격 경쟁력 확보·시장 점유율 상승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남현정 기자
남현정 기자 nhj@kyongbuk.com

사회 2부 데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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