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민 단체 대북전단 살포, 김여정 "상응한 행동 검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이 탈북민 단체의 대북 전단 살포에 반발하며 남측 정부가 책임을 지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김 부부장은 2일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발표한 담화에서 “우리도 이제는 이대로 두고 볼 수만은 없다”면서 “남쪽에서 벌어지는 쓰레기들의 준동을 우리 국가에 대한 심각한 도발로 간주하면서 그에 상응한 행동을 검토해볼 것”이라고 밝혔다. 사진은 2019년 3월 베트남 하노이 호찌민 묘를 방문한 김여정.연합
북한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의회연설에서 ‘외교와 단호한 억지’를 통해 북한 핵 위협에 대처하겠다고 발언한 것과 관련해 “대단히 큰 실수”라며 상응하는 조치를 강구하겠다고 반발했다.

또 미국이 북한의 인권 상황을 비판한 것에 대해 김정은 국무위원장에 대한 모독이라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권정근 북한 외무성 미국 담당 국장은 2일 담화에서 바이든 대통령의 첫 의회 연설을 언급하며 “미국의 새로운 대조선정책의 근간이 무엇인가 하는 것이 선명해진 이상 우리는 부득불 그에 상응한 조치들을 강구하지 않으면 안 될 것”이라며 “시간이 흐를수록 미국은 매우 심각한 상황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미국이 아직도 냉전시대의 시각과 관점에서 시대적으로 낡고 뒤떨어진 정책을 만지작거리며 조미(북미)관계를 다루려 한다면 가까운 장래에 점점 더 감당하기 어려운 위기를 겪게 될 것”이라며 “확실히 미국 집권자는 지금 시점에서 대단히 큰 실수를 했다”고 말했다.

앞서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달 28일(현지시간) 취임 후 첫 의회 연설에서 “미국의 안보와 세계 안보에 심각한 위협이 되는 이란과 북한의 핵 프로그램에 대해 우리는 동맹국들과 긴밀히 협력해 외교와 단호한 억지를 통해 양국이 제기하는 위협에 대처할 것”이라고 밝혔다.

권 국장은 “미국이 주장하는 ‘외교’란 저들의 적대행위를 가리우기 위한 허울 좋은 간판에 불과하며 ‘억제’는 우리를 핵으로 위협하기 위한 수단일 따름”이라고 주장했다.

또 “우리를 미국과 세계의 안보에 대한 ‘심각한 위협’으로 걸고 들면서 외교와 단호한 억제를 운운한 것은 미국 사람들로부터 늘 듣던 소리이며 이미 예상했던 그대로”라면서도 “그러나 미국 집권자가 첫 시정연설에서 대조선 입장을 이런 식으로 밝힌 데 대해서는 묵과할 수 없다”고 말했다.

북한은 권 국장에 이어서 바로 외무성 대변인 담화를 통해 네드 프라이스 미국 국무부 대변인이 지난달 28일 대북인권단체와 탈북자 단체 등이 주관한 ‘북한자유주간’을 맞아 낸 성명에 대해 반발했다.

당시 프라이스 대변인은 북한을 “세계에서 가장 억압적이고 전체주의적 국가 중 하나”라고 비판했으며, 북한이 코로나19 방역 차원에서 북중 국경을 무단 침입하는 이들을 사살하라고 명령한 것을 두고 “점점 더 가혹한 조치들에 경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외무성 대변인은 이에 대해 “우리 국가의 영상(이미지)에 먹칠을 하려는 대조선적대시정책의 집중적인 표현으로, 우리의 국가주권에 대한 공공연한 침해”라며 “대유행전염병으로부터 인민의 생명안전을 지키기 위한 우리의 국가적인 방역조치를 ‘인권유린’으로 매도하다 못해 최고존엄까지 건드리는 엄중한 정치적 도발을 했다”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미국이 이번에 우리의 최고존엄을 모독한 것은 우리와의 전면대결을 준비하고 있다는 뚜렷한 신호로 되며 앞으로 우리가 미국의 새 정권을 어떻게 상대해주어야 하겠는가에 대한 명백한 답변을 준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우리에게 있어서 인권은 곧 국권”이라며 “우리는 미국에 우리를 건드리면 다친다는 데 대하여 알아들을 만큼 경고했다. 미국은 우리의 경고를 무시하고 경거망동한 데 대하여 반드시, 반드시 후회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탈북민 단체인 자유북한운동연합이 지난달 25~29일 사이 경기도와 강원도 일대에서 50만 장의 대북전단을 살포했다고 밝힌 것과 관련해 북한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은 2일 “용납못할 도발행위”라고 로 비난하며 상응한 행동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김 부부장은 이날 당 기관지 노동신문에 실은 담화에서 “얼마전 남조선에서 ‘탈북자’쓰레기들이 또다시 기어다니며 반공화국삐라를 살포하는 용납 못할 도발행위를 감행하였다”며 반발했다.

김 부부장은 이어 “우리는 이미 쓰레기같은 것들의 망동을 묵인한 남조선당국의 그릇된 처사가 북남(남북)관계에 미칠 후과에 대하여 엄중히 경고한 바 있다”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에 남조선당국은 ‘탈북자’놈들의 무분별한 망동을 또다시 방치해두고 저지시키지 않았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매우 불결한 행위에 불쾌감을 감출 수 없다”며 “우리는 남쪽에서 벌어지는 쓰레기들의 준동을 우리 국가에 대한 심각한 도발로 간주하면서 그에 상응한 행동을 검토해볼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기동 기자
이기동 기자 leekd@kyongbuk.com

서울취재본부장. 대통령실, 국회 등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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