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내대표에 울산 출신 김기현…'비영남권 주자 유리' 전망 속 '지역안배 터무니없다' 반론도
원로들 의중·세대교체도 영향

국민의힘 김기현 새 원내대표가 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출입기자단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연합
국민의힘이 김기현 원내대표를 선출하면서 이제 시선은 차기 당권 구도로 향하고 있다.

신임 당 대표가 내년 정권교체를 위한 대선후보 경선 관리 등 중책을 맡아야 하는 만큼 당권 주자 간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수밖에 없다.

그만큼 전당대회를 앞둔 변수도 다양하고, 구도도 복잡하게 전개될 조짐이다.

당 일각에서는 영남 출신인 김기현 의원이 원내 사령탑을 맡은 만큼, 지역 쏠림 현상을 막기 위해 당 대표는 상대적으로 비(非)영남 주자들이 유리해졌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는 대선에서는 확장성이 중요한데 당 대표와 원내대표가 모두 영남 출신이면 ‘영남당’에 갇히는 상황을 우려하는 목소리다.

하지만 다른 쪽에서는 무게감 있는 영남권 인사가 다수인 만큼 지역 안배 주장은 터무니없는 얘기라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실제 영남 출신 당대표 후보군으로는 대구의 주호영 전 원내대표를 비롯해 5선인 부산의 조경태, 3선인 경남의 윤영석 의원 등이 있다.

정치권에서는 ‘지역 안배론’이 비등해지면 비영남 주자인 서울의 권영세 의원이나 충남의 홍문표 의원 등이 유리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두 번째 변수로는 친박(친박근혜), 비박(비박근혜) 등 각 계파 원로들의 의중이 꼽힌다.

이런 시각은 원내대표 경선 결과에도 친박계 좌장인 서청원 전 의원과 비박계 구심점 역할을 해온 김무성 전 의원의 영향력이 미쳤다는 분석과 궤를 같이한다.

이번 전당대회에서도 이들의 ‘보이지 않는 손’이 작용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계파의 조직력도 무시할 수 없지만, 이에 대한 반발 심리가 커지면 특정 계파의 이익을 대리하는 듯한 인상을 주는 주자는 의외로 고전할 수 있다.

원로들을 중심으로 한 계파 대리전 양상에 대한 반감은 전대 레이스의 세 번째 변수인 세대와도 관련이 있다.

계파 정치라는 과거의 낡은 관행과 결별하고 당이 일신하는 면모를 보이려면 젊은 당 대표가 나와야 한다는 당위성이 전대 표심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관측이다.

86세대인 하태경 의원, 5선임에도 50대인 조경태 의원 등이 이 같은 세대교체론을 외치고 있다.

특히 초선대표론을 내걸고 일찍이 당권 도전 의지를 밝힌 초선 김웅 의원이 얼마나 바람을 일으킬지도 주목된다.

이기동 기자
이기동 기자 leekd@kyongbuk.com

서울취재본부장. 대통령실, 국회 등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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