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원 전 언론인
이상원 전 언론인

에마뉘엘 마크롱은 지난 2017년 5월 프랑스 대선에서 만 39세의 나이로 당선된 프랑스 최연소 대통령이다. 그는 2016년 8월 사회당을 뛰쳐나와 자신을 좌파도 우파도 아닌 ‘자유주의자’로 밝히며 독립정당 앙마르슈(전진)를 창당, 공화당과 사회당의 유력 후보들에게 실망한 청년 등 중도 유권자들의 지지를 확산시켜 창당 1년 만에 대통령에 당선돼 세계적 이목을 끌었다.

대선이 10개월여 앞으로 다가오면서 유력주자를 중심으로, 물론 선거철마다 종종 불거졌던 이슈였지만 ‘제3지대’가 정치권의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이에 다수의 정치평론가들은 ‘제3지대는 성공할 수 없다’는 목소리를 공식(?)처럼 되풀이하고 있다. 한때 국민의 압도적 지지를 얻었던 반기문과 안철수의 실패를 그 근거로 들고 있지만 이들의 실패 원인은 치밀한 준비와 전략의 부재에 있었다.

정치는 생물과 같고, 국민의 마음 또한 변화무쌍하다. 이에 더해 제1·2당이 보이는 작금의 행태는 중도, 즉 제3지대가 확장해나갈 수 있는 필요충분조건까지 제공하고 있는 등 오늘날 정치 환경은 제3지대가 필패보다는 필승의 가능성에 힘을 더해주는 형국이다. ‘제3지대 필패’라는 일부의 대선 공식은 사실 근거가 없는 비공식일 뿐이다.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가 끝난 지 한 달이 채 지나지 않았다. 그런데 압승했던 제1야당 일부에서는 이미 법과 국민의 심판을 받은 전직 대통령 탄핵에 대한 책임론을 불쑥 등장시켰다. 참패했던 여당 일부에서도 민심의 경고는 팽개치고 적폐청산 아집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 둘 다 미래도 현재도 아닌 과거의 늪에 빠져 허우적대는 모습이다. 이들의 세비를 감당해야하는 국민은 기가 막혀 질식할 노릇이다.

이러니 여당도 야당도 다 싫다는 국민이 많아지는 것이다. 합리적, 생산적, 미래지향적 정치를 바라는 국민의 기대에 부응할 제3지대 정치세력이 등장해 낡고 오래된 정치에 경종을 울릴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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