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는 4일 열리는 5개 부처 장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에서 치열한 공방을 벌일 것으로 전망된다.

이날 국회에서는 해양수산부 박준영·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임혜숙·국토교통부 노형욱·고용노동부 안경덕·산업통상자원부 문승욱 장관 후보자의 청문회가 동시가 열린다.

더불어민주당은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이 취임 후 최저치를 기록하는 상황에서 낙마자가 나오면 민심이반과 레임덕이 가속화 할 수 있다는 판단 아래 적극적인 방어에 나설 예정이다.

반면 국민의힘은 다수의 후보자가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 부적격자라고 주장하며, 최소 절반 이상은 낙마시켜야 한다는 입장이다.

국민의 힘은 당초 임혜숙·노형욱 후보자를 낙마 타깃으로 정조준한 모양새였으나 주말 사이 부인의 고가 도자기 ‘밀반입’ 의혹이 불거진 박준영 후보자에 대해서도 부적격 공세를 강화할 태세다.

박 후보자는 국민 정서에 반할 수 있는 부인의 도자기 대량 반입 의혹이 터져 나오며 격전지로 급부상했다.

박 장관의 부인은 남편이 주영국 대사관 근무를 마치고 귀국하는 과정에서 고가의 도자기, 장식품 등을 관세도 내지 않고 대량 반입한 뒤 카페를 개업해 허가 없이 판매한 사실이 드러났다.

부인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대량의 도자기 사진과 “뭘 산거야, 얼마나 산 거야, 내가 미쳤어” 등의 글이 공개되면서 부적절한 처신을 질타하는 여론이 확산했다.

결국 박 후보자는 공개 사과에 나서 고개를 숙였지만, 국민의힘은 이번 사건을 ‘밀수 의혹’이라고 지칭하며, 해양경찰청을 지휘하는 해수부 장관으로서 부적격이라며 맹공을 예고하고 있다.

임혜숙 후보자 역시 위장전입과 표절 의혹에 당적 보유 논란까지 각종 의혹이 꼬리를 물면서 청문회에서 치열한 공방이 예상된다.

임 후보자는 해외에 체류하던 기간에 본인과 배우자, 두 자녀가 총 13차례에 걸쳐 국내 주소를 이전해 위장전입 의혹을 받았다.

배우자가 과거 서울 대방동 아파트를 사고팔 때 두 차례에 걸쳐 다운계약서를 작성했다는 의혹, 후보자 본인이 투기 목적으로 서울 서초동 아파트를 사고 팔았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이중국적을 보유한 상태에서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의료비 혜택을 받았다는 의혹에 더해 배우자의 농지 편법 증여와 논문 표절 의혹까지 나온 상태다.

여기에 이화여대 교수로 재직했던 2016∼2020년 국가 지원금을 받아 참석한 국외 세미나에 두 딸을 데리고 간 외유성 출장 정황까지 드러나면서 도덕성 논란이 한층 가열된 상황이다.

임 후보자는 또한 국가과학기술연구회(NST) 이사장 임명 열흘 전까지 민주당 당적을 유지한 사실이 밝혀져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부동산정책을 관장하는 노형욱 후보자도 관사 재테크에 위장전입 의혹이 제기되면서 국민의힘은 송곳 검증을 벼르고 있다.

야당은 2011년 공무원 특별공급 제도를 통해 세종시 아파트를 2억7000여만 원에 분양받고는 실제 거주하지 않고 관사 등에 살다가 2017년 5억 원에 매도해 시세 차익만 얻었다는 ‘관테크(관사 재테크)’ 논란을 집중 따진다는 계획이다.

기획예산처 재직 시절인 2001∼2002년 사당동에 살면서 배우자와 자녀의 주소지를 방배동과 반포동으로 옮겨 ‘강남 학군’ 진입을 노렸다는 위장전입 의혹도 제기됐다.

국민의 힘은 노 후보자 아내 김모 씨가 1년 전 대형마트에서 물건을 훔치다 적발됐고, 이에 대해 노 후보자가 “갱년기 우울증상”이라고 해명한 부분도 문제삼을 태세다.

안경덕 후보자는 2011년 이마트 탄현점의 근로자 사망사고 이후 이마트 간부가 관리하는 선물 리스트에 이름을 올렸다는 의혹이 제기됐고, 문승욱 후보자는 증여세를 회피하기 위한 ‘보험 재테크 의혹’과 석사장교 제도 특혜 의혹 등이 거론된다.

청문회에서는 현 정부의 탈원전 기조와 신재생에너지 활성화 정책, 반도체 산업 지원 방안 등도 도마 위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이기동 기자
이기동 기자 leekd@kyongbuk.com

서울취재본부장. 대통령실, 국회 등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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