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대구역~평리네거리 노선안 게시…달서구-서구 주민 갈등 부추겨
착오로 인한 사고 해명 비공개 전환…국토부 "조만간 공청회 열릴 것"

대구시가 공식 블로그에 트램 노선도를 올리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대구시는 해당 게시글을 비공개로 전환한 뒤 해당 노선도와 서대구역 연결트램 관련 문구를 삭제한 뒤 재업로드 했다. 사진은 지난달 29일 대구시 공식블로그에 올라와 문제가 된 노선도와 게시글. 인터넷 캡처.

대구시가 공식 블로그에 대구도시철도 트램 노선도를 올려 논란이 일고 있다. 달서구와 서구 주민 간 트램 노선 유치전이 가열된 상황에서 국토교통부의 협의도 거치지 않은 노선이 확정된 것처럼 공개해서다.

대구시는 지난달 29일 공식블로그에 ‘[월간기획] 대구TMI #3. 국내 유일의 도시철도형 모노레일 대구 3호선 이야기’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대구도시철도 3호선과 엑스코선을 소개하는 글이다.

문제는 ‘또 한가지의 소식! 대구 4호선’ 설명글이다. 서대구 KTX 역과 순환선이 지나가는 평리네거리를 점선으로 연결한 노선도와 함께 ‘현재 이 노선의 부분 개통 격인 서대구역 연결트램이 추진 중’이라는 설명이 담겼다. 대구시의 ‘용역 결과가 나오지 않았다’라는 주장과 정반대인 셈이다.

해당 게시글 때문에 달서구 주민과 서구 주민 간 신경전은 더욱 날카로워졌다. 대구시가 ‘신교통시스템 도입 사전 타당성 조사용역’ 결과 발표를 차일피일 미루면서 깊어진 지역갈등이 폭발한 것이다.

서구 주민은 ‘서대구역∼평리동∼두류네거리’를 잇는 노선을, 달서구 주민들은 ‘서대구역∼서대구산단∼죽전 네거리’를 잇는 노선 유치를 주장하고 있다. 관련 민원만 하루에 수백 건씩 접수되고 있다. 홍정표(35·달서구 이곡동)씨는 “대구시가 이달 중으로 트램 노선을 발표하기로 약속했다. 국토부와 사전협의도 진행한 것으로 안다”며 “노선 관련 민원에는 정해진 것 없다는 매크로 답변으로 일관하더니, 대구시 공식 블로그에 해당 노선을 올린 저의가 무엇인지 궁금하다. 시민들을 농락하는 것 아니냐”고 분노했다.

대구시는 민원이 폭증하자 이날 오전 해당 게시글을 비공개 상태로 전환했다. 문제가 된 노선도와 서대구역 연결트램 관련 문구를 삭제한 뒤 다시 업로드 했다. 대구시 관계자는 “해당 노선도는 인터넷에서 내려받은 것”이라면서 “관련 부서와 미처 협의하지 못하고 게시글을 올리게 됐다. 착오로 인한 사고”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대구시의 국토부 정식 사전협의 신청을 앞두고 해당 사건이 불거지면서 이미 트램 노선이 정해진 것 아니냐는 이야기도 나온다.

국토부 관계자는 “대구시가 이번 주 안에 사전협의 신청을 진행하겠다고 들었다”며 “관련법에 따라 주민공청회와 시의회 의견 청취를 거쳐야 하는 만큼 조만간 공청회가 열릴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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