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우산재단, 설문조사…빈곤가구 행복감 상대적으로 낮아
"극단적 선택 생각했다"는 아동도 최근 2년새 3배 이상 늘어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경북아동옹호센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우리나라 아동·청소년의 우울·불안감은 높아진 반면, 삶의 만족도는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빈곤가구 아동이 그렇지 않은 아동보다 행복감이 낮았다.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은 3일 ‘2021 아동행복지수-온·오프라인 등교 방식에 따른 일상 차이와 코로나19 전후 아동 상황 진단’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코로나19 이후 아동의 삶의 만족도를 측정하는 한편, 아이들의 행복 수준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진행됐으며 지난해 10월19일부터 12월 24일까지 진행됐다

조사 대상은 전국 초등학교 4학년~고등학교 2학년 학생 1825명이며, 코로나19 전후 아이들의 삶의 만족도 비교를 위해 어린이재단에서 지난 2017년에 조사한 아동행복지수와 보건복지부의 2018년 아동종합실태조사 데이터를 결합해 분석에 활용했다.

분석 결과, 빈곤가구 아이들이 비빈곤가구 아이들보다 행복감이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로 인해 정신적·신체적 어려움을 겪었다는 아동이 늘었으며 보호자의 태도 변화도 느꼈다고 답한 경우가 많았다.

먼저 가구별 행복감을 점수로 환산해보면 10점 만점 기준으로 비빈곤가구 아동의 행복감은 7.47점, 빈곤가구 아동은 6.73점으로 집계됐다.

또 행복감을 아동발달에 필요한 일상균형(수면·공부·미디어·운동 영역의 권장시간 충족)을 지수화 한 아동행복지수가 0점인(4점 만점) 아동도 빈곤아동은 6.6%, 비빈곤 아동은 4.0%로 가구 소득기준에 따라 차이를 보였다.

다만, 같은 빈곤가구 집단에서도 일상균형 권장시간을 충족하는 아동들이(6.94점, 10점 만점) 그렇지 못한 아동에(6.69점) 비해 행복감이 더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빈곤 여부와 상관없이 정신적·신체적 건강 악화로 인한 전반적인 삶의 만족도 점수는 코로나19 이전인 2017년(7.27점, 10점 만점) 보다 지난해(6.93점)가 더 낮았다.

이와 관련 우울·불안감은 높아졌다.

지난 2018년 아이들의 ‘우울·불안’은 1.17점(3점 만점)에서 2021년에는 1.24점으로 증가했다.

그 밖에도 공격성 수치는 상승했고(0.05점, 3점만점), 외로움을 더 느낀다는 경우도 많아졌다.

‘심각하게 극단적 행동을 생각한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한 아이들의 비율도 1.4%에서 4.4%로 늘었다.

건강 상태를 묻는 문항에 아이들은 3.84점(5점 만점)으로 답하며 코로나19 발생 전보다(4.4점) 건강 상태가 더 나빠졌다고 평가했다.

아동들은 코로나19가 보호자의 양육 태도에도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했다.

‘회초리 같은 단단한 물건이나 맨손으로 나를 때렸다’, ‘나에게 욕을 하거나 저주의 말을 퍼부은 경우가 있다’는 질문에 대해 ‘그렇다’는 응답이 2018년 보다 각각 4.1%p, 4%p 증가해 가정 내 신체적, 정서적 학대를 경험한 아동이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보호자가 식사를 제대로 챙겨주지 못했다’고 답한 아이들도 22.7%로 2018년 대비 약 6%p 증가하며 가정 내 돌봄의 질이 더 떨어진 것으로 인식하고 있었다.

이제훈 어린이재단 회장은 “이번 조사로 코로나19 상황 속 아이들의 삶의 만족도와 행복감이 어떻게 변했는지 확인할 수 있었다”며 “재난 속에서도 아이들 마음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할 수 있는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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