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목 맞은 대구 화훼업계 울상

3일 오전 대구 북구 칠성도 대구 꽃 백화점. 가정의 달에도 불구하고 꽃을 사러 온 손님이 많이 찾지 않아 한산한 모습을 보였다. 김현수 기자.
“5월이면 발 디딜 틈도 없어야 하는데…. 한 번 봐봐요. 휑하잖아”

3일 오전 10시 30분께 대구 북구 칠성동 대구 꽃 백화점.

예년 때라면 가정의 달을 맞아 카네이션을 찾는 손님들로 북적였겠지만, 이날 꽃 백화점을 찾은 손님들은 10여 명뿐이었다. 대부분 가게 한쪽에 놓인 100ℓ 쓰레기종량제 봉투에는 생기를 잃어버린 꽃들이 가득 버려져 있었다.

상인들은 그나마 지난해보다 손님이 늘어났다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지난해 초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코로나19) 확산 공포가 커지면서 대학 및 초·중·고교 졸업식과 입학식이 취소되거나 학부모 입장이 제한된 ‘부모님 없는 교실 졸업식’이 진행되면서 화훼업계의 매출이 급감했기 때문이다.

꽃 장사만 50년 이상을 한 이영자(76·여)씨는 “지난해 화훼업종의 가장 큰 성수기인 졸업식을 앞두고 미리 사들인 꽃 수백ℓ를 폐기했다. 당시 화훼업계는 그야말로 초상집 분위기였다”고 회상했다. 이어 “그나마 올해는 지난해보다는 두 배 정도는 손님이 많이 찾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마저도 코로나 이전과 비교해서는 턱없이 부족하다는 것이 상인들의 설명이다.

또 다른 상인 김모(44·여)씨는 “어버이의 날, 스승의 날 등 5월도 꽃 수요가 많은 성수기”라며 “코로나 이전과 비교하면 매출액이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가게 임대료와 대금지급일이 다가오는데 걱정이다”고 하소연했다.

상인들의 볼멘소리는 화훼업계의 1년 장사를 책임질 졸업식과 입학식이 올해도 비대면으로 진행됐기 때문이다. 일부 대학도 온라인 사이트를 구축해 축하 영상 등을 상영하고 졸업생들이 재학 중 함께 찍은 사진과 서로에게 전하는 ‘랜선 졸업식’을 진행했다.

북구의 한 화훼점 업주는 “화훼업은 매년 졸업식과 입학식이 몰리는 2∼3월에 돈을 벌어 1년을 먹고산다”며 “지난해와 같이 올해도 1년 장사를 망쳤다. 내년에는 코로나가 잠잠해 진다는 보장도 없는 상황에서 막막하기만 하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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