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온 김 전 경제부총리 목소리 높여
'유쾌한 반란' 주제 대구시 초청 특강 성료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가 4일 오전 ‘도전과 실천의 유쾌한 반란’이라는 주제로 대구시 초청 특별강연을 하고 있다. 박무환 기자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는 “대한민국의 3가지 구조적 문제는 국가·경제·불신의 과잉에 기인하고 있다”면서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승자 독식 구조부터 깨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문재인정부의 초대 경제부총리를 지낸 김 전 부총리는 4일 오전 9시 20분부터 11시까지 1시간 40분 동안 계속된 대구시 초청 특별강연에서 정치·경제·사회 분야에 걸쳐 자신이 경험하고 살아오면서 느낀 메시지를, 타당성을 근거로 소신 있게 쏟아냈다.

그는 어린 시절 서울 청계천 판잣집에 살다가 개발이 되면서 쫓겨나고 17세 때 가장이 된 과정, 고교 졸업 후 은행원이 되고, 행정고시 합격에 이르기까지 과정을 털어놨다.

이에 앞서 김 전 부총리는 하루 전날인 3일 오후 4시 30분께 대구에 도착한 후 권영진 대구시장과 강은희 대구시교육감 등과 지역 현안 등을 주제로 2시간 정도 저녁 식사를 했다. 1박을 대구에서 보낸 후 이날 ‘도전과 실천의 유쾌한 반란’이란 주제로 대구시 특강에 나섰다.

이날 김 전 부총리는 “국가·격차·불신 과잉의 문제는 흑백논리, 진영(진보와 보수)논리, 기득권, 권력투쟁으로 이어져 결국 쪼개지고 양분된 나라가 될 수밖에 없다”고 거침없이 내뱉었다.

정치지도자들은 철 지난 과거 이야기만 할 뿐 미래에 대한 희망 메시지는 없다면서 이는 결국 미래에 더 많은 기회, 더 고른 기회를 주는 것을 허락하지 않는 것이라고 한숨을 내 쉬었다.

김 전 부총리는 이를 타파하기 위해 승자 독식 구조를 깨야 한다고 강조했다. 승자 독식 구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크게 3가지의 틀을 깰 것을 주문했다. △추격경제의 틀 △세습경제의 틀 △거품경제의 틀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밝혔다.

추격경제의 틀에서는 스타트업(신생 창업)의 극대화, 노동의 유연성 등을 꼽았다. 세습경제의 틀은 철밥통·순혈주의에서 탈피해야 하며, 유망직업의 수를 지금의 2배로 할 것과 노동시장의 질 좋은 비정규직을 개발 방안도 적극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거품 경제의 대표적인 틀로는 부동산과 교육문제를 예로 들었다. 여기에서는 수도권 올인 구조 뒤집기, 1가구 1주택, 교육 수요자들의 반란 등을 꼽았다.

이날 김 전 부총리는 2006년 타임지가 올해의 인물로 ‘YOU(당신)’를 선정한 이유를 소개하며 특강의 막바지를 향했다.

결국 세상을 바꾸는 사람은 그 누구도 아닌 바로 ‘당신’이라는 게 타임지가 올해의 인물로 선정한 배경이라는 것이다. 이를 위해 정치와 권력 줄이기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치권을 향해 승자 독식 구조를 깨기 위해 지금의 정치구조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

김 전 부총리는 ‘아래로부터의 반란’을 마지막 소제목으로 이어가면서 특강을 마무리했다. 그는 “반란이라는 것은 지금의 현실을 극복하고 변화시키기 위해 무엇인가 노력한다는 것. 더 많은 기회, 더 고른 기회가 주어져야 사회에 미래가 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박무환 기자
박무환 기자 pmang@kyongbuk.com

대구취재본부장. 대구시청 등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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