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일권(정경부 차장)

요즘 우리 주변에서는 '위기'라는 말이 자주 들린다. 경제상황이 심상치 않게 돌아가고, 시장환경 등 주변의 경영환경이 좋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포항철강공단에서 만나는 임원들은 하나같이 인원감축, 긴축경영 등을 거론하며 한숨을 내쉬고 있다.

어떤 CEO들은 심지어 사업을 접고 싶다며 절박한 심정을 토로하기도 한다.

또 회사직원들은 "내년에는 우리도 언제 짤릴지 모른다" "요즘 통 잠을 못잔다"며 울먹이고 있는 실정이다.

하지만 '위기가 기회'란 말이 있다. 비록 위기라 할 지라도 이를 잘만 이용하면 도약의 기회가 된다는 것이다.

한 경영연구소가 실패 사례를 토대로 기업의 진정한 성공요인을 분석해 본 결과 "위기란 위험과 기회가 함께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위기를 넘은 기업은 비약적으로 발전했고, 위기에 주저앉은 기업은 역사에 뒤안길로 물러났다.

성공한 사람과 기업의 공통점은 바로 위기를 어떻게 이용하느냐에 있다고 본다. 위기관리를 위한 다양한 기법들이 있다. 위기관리기법의 기본은 위기를 기회로 보고 적극 대응하겠다는 마음가짐이다.

기자가 아는 한 기업인은 지난 1998년 "젊음을 무기로 사업을 하겠다"며 회사를 창업했다.

대한민국 건국 이래 최대위기라는 IMF관리 체계에 들어간지 얼마 안되던 시기였다. 주변 사람들의 만류가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하나같이 상황이 좋아지면 창업하라고 충고했다. 하지만 그는 "당시 나는 사업하기에 오히려 좋은 여건이라 판단 했기 때문에 창업했다"고 회고했다.

그의 판단은 이러했다. 사무실 임대료등 경영 경비가 쌌다. 또 적은 인건비로 우수한 인재를 확보할 수 있었다. 뿐만 아니라 경쟁사 또한 위기라서 주춤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한마디로 그는 최적의 시기로 느꼈다. 당시 그는 32살 이었다.

그는 창업 이후에 많은 어려움이 있었고, 몇 번의 위기도 있었다.

하지만 그러한 위기때 마다 그는 오히려 공격과 멈춤의 경영철학으로 오늘날 번듯한 기업으로 성장시켰다.

특히 그가 지금과 같이 성공하기 까지는 위기가 곧 자양분(滋養分)이 되었다.

요즘 포항경제 상황이 심상치 않다. 철강기업들은 살아남기 위해 몸집을 줄이고 초 긴축경영에 들어가고 있다.

올 해 상반기 까지만 해도 공격 경영에 나서던 기업들도 지금은 살아 남기 위해 조용히(?) 하나 둘씩 직원을 정리하고 있다.

그러나 포항경제가 여기서 더 이상 퇴보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위기를 잘 극복하면 분명 기회가 온다는 것은 누구나 다 안다. 하지만 아는 것과 실천하는 것과는 엄청난 차이가 있다.

지금 어려움을 겪고 있는 기업인들과 구직자들에게 현실은 분명 위기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이러한 어려움과 위기 속에 숨어있는 기회를 찾아내야 한다. 위기는 이를 극복한 사람이나 기업에게 성공이란 달콤한 선물을 안겨주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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