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천시 고경면 상덕리 '박필수 손맛 전통장 사업장'

12년 전통을 자랑하는 씨간장.

"장 맛은 좋은 물과 바람, 맑은 공기가 결정하지요."

영천시 고경면 상덕리에서 영천 농업기술센터 기술지도로 된장·고추장·시금장·간장을 대량 생산하는 박필수씨(57년생) .

'박필수 손맛 전통장 사업장'에는 2천여평의 넓은 밭에서 박씨 부부가 농사지은 콩으로 담근 장을 아이 보살피듯 알뜰살뜻 정성을 다하고 있다.

결혼한 후 시어머니로부터 장 담그는 비법을 고스란히 전수받아 "장맛 달다"는 말을 많이 들었던 그가 전통장 사업장을 본격적으로 운영한 것은 6년 전.

장 맛을 좌우하는 장독들.

20년 넘게 고추장, 된장, 시금장을 담가온 그에게 새로운 사업으로 다가온 것이다.

밭에서 한 해 생산하는 메주콩만 2t이다. 이 중 절반은 메주를 빗어 팔고 나머지는 장을 담근다.

운도 따랐는지 청정 마을에서 생산된 각종 장류는 대도시로 팔려났고 입소문을 타고 주문이 밀려들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에게 자만은 없다. 장류는 자신의 이름을 달고 전국으로 팔려나가기 때문에 항상 주변을 깨끗이하는 것은 물론 숨쉬는 대형 장독만 70여개를 갖추었다.

메주 끓이는데만 10여일, 이 때는 온 식구와 이웃까지 메달린다. 특히 박필수씨 사업장에서 자랑하는 것은 공정이 까다로워 남들이 꺼리는 시금장 담기.

보리겨와 보리쌀, 찹쌀, 서리태, 엿질금, 무말랭이, 단풍 콩잎 등 재료만 해도 7~8가지가 들어간다. 하지만 공정이 까다로운만큼 맛 또한 일품이어서 나이든 대도시 사람들이 더 많이 찾는다고.

된장과 간장은 맑은 맛, 깔끔한 맛을 자랑한다. 정성이야말로 최고의 맛을 자랑하는 비법이이기에 장담그는 일만큼은 누구의 손도 빌리지 않는다. 거기에 12년동안 내려오는 씨간장은 간장 맛을 결정하는 직접적인 원인이다.

또 고추장은 햇볕에 직접 말린 태양초를 재료로 하기 때문에 색깔이 유난히 곱다. 두껑을 열면 코끝에 스며드는 달큰한 냄새, 깊고 담백한 맛, 손가락으로 찍어 맛을 본 중년의 여인들은 "바로 이 맛이야"하고 감탄한다.

박씨의 사업장에는 올해 담근 장도 햇볕을 받으면서 노란 색깔을 띠고 잘 익어 가고 있었다. 삼월 삼짇날 장을 뜨면 이 또한 소비자와 직거래인만큼 서비스에도 만전을 기하리라.

"앞으로 체험장을 만들어 도시 사람들과 함께 해보고 싶다"는 박필수씨는 "장도 땅의 기운이 있어 맑은 바람을 만나면 최고의 맛을 내게 돼있다고 한다.

된장 1㎏ 1만원, 고추장 1㎏ 1만 2천원. 문의:(054)336-0401.

저작권자 © 경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