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보건 포항세명기독병원 척추센터장

경추 척수증은 목 부위의 척추관을 지나는 척수라는 중추 신경다발이 여러 가지 원인에 의하여 서서히 압박되며 나타나는 병입니다. 척수는 뇌에서 연결된 뇌조직과 같은 중추신경으로 압박성 척수증이 되면 뇌 손상과 같은 증상을 일으키는데 초기에는 감각신경증상만 나타나기 때문에 잘 진단이 안되고 방치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척수증은 다섯 단계로 나눠집니다.

1단계는 척수가 눌리면서 감각이상만 나타나는 시기로 경추 척수에 의해 분지되는 신경부위 어디에든 나타납니다. 증상은 하지에만 있기도 하고 상지에만 있기도 하며 상, 하지, 등, 골반,어깨 등 여러 부위 다양하게 나타납니다.

이 시기에는 하지에만 나타나서 요추부위를 수술하는 경우도 흔하며 진단이 잘 되지 않기 때문에 경추 전문의의 진찰에 의해서만 발견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2단계는 걸음걸이가 어둔해지는 단계로 철뚝길 위를 자걸음을 걷는 미세한 걸음이 어둔해 집니다. 그러나 환자는 이때까지도 자각 증상이 없어 방치되거나 진단과 치료를 적극적으로 하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3단계는 걸음걸이가 어둔해 지면서 일상생활에 지장이 나타나는 경우로 보통 이 시기에는 진단이 어렵지 않습니다. 보통 이 시기에 손의 어둔함이 같이 나타나게 되는데 글자쓰기, 젓가락질, 단추 잠그기가 어둔해 지게 됩니다.

4단계는 지팡이나 보조기 없이 걷지 못하게 되는 상태입니다.

5단계는 휠체어를 타거나 누워 있게 되며 심한 경우 호흡근 마비도 동반되어 인공호흡기에 의존할 수도 있게 됩니다.

척수증의 진단이 중요한 이유는 한번 진행된 척수증을 뒤로 돌릴 수가 없다는 것입니다. 특히 걸음걸이가 눈에 띄게 어둔해지고 손이 어둔해 지면 이는 보통 3단계에 해당하는데 이때는 수술해도 더 이상 나빠지는 것을 막는 것이 목적이며 정상으로 돌리는 것이 목적이 아닙니다.

따라서 척수증은 초기 진단 및 마비가 진행되기 전에 치료를 시행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런데 한가지 희소식이 있습니다. 척수증의 자가 진단 방법이 있다는 것입니다.

'Tandem gait' 라고 부르는 걸음걸이를 점검해 보는 방법입니다. 우리말로 표현하면 자걸음 정도 될까요? 일직선의 줄을 두고 그 위를 앞꿈치에 뒷꿈치를 붙여가면서 걸어 보는 것 입니다.

이런걸음걸이가 어렵거나 흔들거린다면 적어도 2단계 이상 진행된 척수증이 아닌가 의심해 보면 됩니다

척수증이 의심되면 전문의의 진찰을 받아 확실한 진단을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진단은 경부MRI를 촬영하면 쉽게 알 수 있습니다. 이외 근전도, CT 등이 필요합니다

척수증의 치료는 수술적 치료밖에 없습니다.

수술은 장비와 내과 등 과의 협진이 잘 갖추어진 종합 병원에서 어렵지 않게 시행 할 수 있습니다. 전방 유합술, 후방 유합술 혹은 후방 후궁성형술 등을 통해 압박된 척추를 풀어주는 것으로 경험 있는 의사에서는 비교적 쉽게 시행 할 수 있습니다.

수술의 목적은 마비를 돌리는 것이 아니라 더 이상의 진행을 막는데 있습니다.

따라서 3단계로 진행된 경우 술 후에도 기능의 회복은 완전히 기대하기가 어렵습니다.

그렇다면 초기에 마비가 경미할 때 수술적 치료를 한다면 예후가 좋겠지요

결론은 초기에 진단하여 마비가 진행되기 전에 수술적 치료를 시행하는 것이 척수증 치료의 최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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