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사회에서 금융의 역할은 막중하다. 경제 활동이 원활히 이루어지는 윤활유 기능을 수행한다. 수요와 공급에 따른 생산·유통·분배·소비가 적절히 순환되도록 자금 이동을 돕는다. 물론 소규모 거래는 금융의 개입이 필요치 않으나, 대규모 결제는 금융 회사의 중개가 반드시 요구된다.금융은 개인의 재테크 기회란 측면에도 긴요하다. 돈을 불리는 일은 모두들 관심 분야인 탓이다. 이는 일상생활 변화에도 감지된다. 한국소비자원 발표에 따르면, 사람들이 중요하게 여기는 삼대 소비 생활 지표로 ‘식·주·금융’이 꼽혔다고 한다. 금융이 3위 안에 포
어릴 때 천자문에 ‘금호거궐 주칭야광’(劍號巨闕 珠稱夜光)이란 구절을 배웠다.검은 ‘거궐검’을 으뜸으로 삼고 구슬은 ‘야광주’를 일컫는다’라는 뜻이었다. 거궐검이 명검이요, 야광주가 가장 좋은 구슬이라는 말이다.중국 무협소설을 읽다 보면 명검들이 많고, 구슬에도 화씨지벽이라는 완벽한 구슬이 있다는 것도 알았다. ‘의천도룡검’이라는 명검을 두고 사생결단 쟁탈전을 벌이는 중국 드라마를 본 일도 있다.요즘 언론상에서 전가보도(傳家寶刀)란 말을 심심찮게 듣고 있다. 직권남용을 전가의 보도처럼 휘둘렀다는 말도 자주 듣는다.전가의보도(傳家寶刀
미국의 남북 전쟁이 발발한 직후에 볼티모어 흑인 대표단이 링컨을 찾아왔다. 그들은 경애의 표시로 성서를 선물했다. 링컨은 신앙심 돈독한 지도자. 전황이 격화되면서 곤경에 처할 때마다 예언서와 시편을 펼쳤다. 그는 말했다. 이 위대한 책자는 신이 인간에게 내린 최고의 선물이라고.인류 역사상 으뜸가는 베스트셀러는 단연 성경이다. 영어 ‘Bible’은 지중해 동부의 고대 페니키아 항구 도시인 ‘비블로스’에서 파생했다. 당시 이집트 파피루스는 이곳을 거쳐 에게 해 일대로 수출됐다.파라오 시절 나일 강 삼각주에는 갈대 식물인 파피루스가 흔했
경북일보를 사랑해주신 독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2020년 새해를 맞았습니다. 지난해 2019년에는 아쉬움이야 남겠지만 우리 모두가 각자의 위치에서 열심히 살았습니다. 존경합니다. 2020 경자년에도 더 건강하고, 행복하고, 즐거운 일들을 많이 만들어 가시길 기원합니다.지난 한 해 경북일보가 유익하고도 알차고 신속한 새 소식을 전하고, ‘경북포럼’ 등을 통하여 문화발전은 물론 도민의 가슴에 희망을 심어주기 위해 많은 고민과 노력을 기울인 줄 압니다.2020년에는 독자 여러분의 관심과 사랑 속에서 더욱 분발하여 ‘좋은 신문 만들기’
인류사 최고의 발명은 문자의 창안이다. 오랜 세월 언어의 소통은 있어도 글자의 기록은 없었다. 이로써 선사 시대가 끝나고 역사 시대가 열리면서 획기적 발전을 이루었다. 지식의 공유로 진일보한 문명을 창조한 것이다.글씨로 작성된 문헌 사료는 세계의 지역마다 다르다. 고대 이집트는 갈대의 일종인 파피루스를 가공해 적었고, 진흙이 풍부한 메소포타미아엔 점토판을 만들어 새겼다. 대영박물관은 수많은 점토 서판과 파피루스가 보관된 것으로 유명하다. BBC가 합작한 책자 ‘백대 유물로 보는 세계사’는 일부를 소개한다.19세기 발견된 ‘홍수 서판
순수우리말에 ‘손’이란 명사가 있다.1. 기본적으로 사람이나 몇몇 유인원의 팔목에 달린, 무엇을 잡거나 만지는 데 쓰이는 부분. 손바닥, 손등, 손가락으로 이루어져 있는 부분을 말한다. ‘손을 펴서 나에게 내밀어라.’ ‘음식을 먹기 전에 손을 깨끗이 씻어라.’할 때 쓰이는 ‘손’.2. 육체적인 노동을 하기 위한 일손이나 품을 말한다. ‘이번 구조 작업에는 많은 사람의 손이 필요하다.’ ‘내일 모내기를 하는데 너의 손을 좀 빌리자.’ 등에 쓰이는 ‘손’.3. 어떤 목적하는 일을 처리하거나 해결할 수 있는 힘이나 능력을 말한다. ‘이
동두깨미는 소꿉놀이의 사투리다.중학생이 되고서야 소꿉놀이란 표준말을 알게 되었지만 그전엔 늘 동두깨미로 알았고 동두깨미 살았던 추억을 지금까지 아련해 하고 있다.뭐 빵깽이, 빵깨미, 반두깨이라는 말도 어렴풋이 생각나지만 나에겐 오로지 동두깨미(동디깨미)로 남아 있다.동두깨미는 사금파리를 주워다 깨진 그릇의 굽이 있는 부분을 솥이라고 걸어놓고 큰 사발의 굽은 큰솥, 작은 것은 동솥, 보드라운 흙은 밥, 연한 풀은 나물이라 하면서 살림을 살았다.뒷집의 나보다 한 살 적은 가시내 동무는 언제나 엄마하고, 나는 아부지, 한 살 어린 동무는
구인 구직 매칭 플랫폼 ‘사람인’이 자녀 희망 직업에 관한 설문 조사를 했다. 부동의 1위는 공무원이고 의료인과 법조인이 뒤를 이었다. 교수와 교사로 상징되는 교육자가 후 순위로 밀린 사실은 의외의 결과다. 모두들 공시로 몰리는 세태를 보인다. 어쨌든 안정적 일상을 희구하는 본능은 인지상정.사실 내가 눈여겨 살핀 항목들 가운데 하나는 ‘사업가 혹은 창업자’이다. 이를 선호하는 경우는 드물었다. 그만큼 성공이 힘들고 미래가 불투명하다는 반증일 것이다. 무난한 삶을 영위하는 샐러리맨이 소시민들 바람인 듯하다. 부모의 기대가 그러하니 청
근래에 각 기관이나 학교, 회사 사무실 등을 방문하면 안내표지판에 탕비실(湯沸室)이란 패찰을 보게 된다. 언뜻 생소한 느낌이 들었지만 어림짐작으로 비서실에서 오는 손님에게 다과를 대접하려고 물을 끓이고 간단한 과일이나 과자를 준비하는 곳인 것 같다.차를 끓이거나 찻잔을 씻는 공간이리라. 끓일 탕(湯), 끓일 비(沸) 아주 생경하게 느껴졌었다.손님 접대를 위해 다과를 준비하고 설거지하는 공간을 고상하게 표현하여 탕비실이라 하는 것이라고 짐작은 간다.내가 직장 생활을 할 때는 들어보지 못했던 단어인데, 시청에 가면 시장 비서실 옆에도
광고는 상품 또는 서비스에 대한 정보를 소비자에게 알리는 다양한 활동을 뜻한다. 가장 중요한 목적은 구매자 선택을 유도해 판매를 촉진코자 함이다. 당연히 일상생활에 유익한 필수품이 대부분. 한데 가끔은 특별한 물건도 선전한다.기적의 건국이라 일컫는 이스라엘. 현존의 국가들 가운데 민족 전체를 몰아내고 탄생된 유일한 경우다. 제2차 세계대전 후에 시온주의 민병대가 75만 명 넘는 팔레스타인인을 쫓아내면서 현대사에 명함을 올렸다. 미국의 전폭적 지원은 군사력과 경제력 발전을 견인했다. 중동의 전략적 이익과 석유 지배력이 관련된 때문이다
강태공 여상은 주 무왕을 천자에 올린 사람이고, 제나라의 시조다.후대의 관중이나 안영이 섬긴 사람들이 모두 그가 세운 제나라 왕조에서 재상을 지냈다. 서백(西伯)은 무왕의 아버지이자 주(周)나라의 기틀을 세운 문왕이다.내건(內楗) 시작의 좋은 방법은 첫 번째, 어려움에 처한 상대에게 도움을 주는 것. 강태공은 유리옥에 갇힌 서백을 구하기 위해 재물로 폭군 주(紂)의 환심을 샀다. 문왕의 생명의 은인인 셈이다.두 번째 단계는 상대를 위해 작은 일을 이루어 내는 것이다. 자신의 실력에 대한 확신이 있어야 한다. 강태공은 이 두 단계를
여행자는 도시 지향형과 시골 지향형으로 나누어진다. 오랜 도회는 역사와 문명이 오롯이 담겨 희로애락의 흔적이 물씬하다. 반면 향촌은 자연이 빚은 풍광과 아늑한 일상이 여유롭게 다가온다. 물론 각자의 취향에 따라 장소의 호불호가 다를 것이다. 나는 스스로 도시 지향형 나그네라 여긴다.근자 치앙마이 자유 여행을 다녀왔다. 태국 제2의 고도이자 북부 지역 중심지로 고대 란나 왕국의 수도. 자꾸만 이동하는 여정이 아니라 한곳에 머무르는 정중동 일정을 세웠다. 넓이보다는 깊이를 체화하고 싶었다. 다양한 서적을 읽으며 경험할 미션과 살펴볼 이
가을을 상징하는 키워드는 다양하다. 낙엽·국화·하늘·들녘 등등 어휘가 떠오른다. 사과 특히 빨갛게 익은 사과도 그중의 하나다. 엄밀히 말하면 순수한 빨간빛 색깔은 아니나 통상 그렇게 수식된다.영화 ‘댓씽유두’에도 그런 대사가 나온다. 유일한 히트곡으로 영광을 차지한 이후에 해체한 밴드 ‘원더스’ 이야기. 공연을 앞둔 그들의 붉은색 차림을 보면서 음반사 사장은 웃음을 짓는다. 모두들 새빨갛게 함빡 익은 사과를 닮았다고.색의 여왕이라 칭하는 빨강은 상징적 의미가 강하다. 빨간 산타클로스 복장은 사랑을 나타낸다. 물론 코카콜라 로고처럼
시월 중순에 2주간 시간을 내어 아내와 함께 북구 6개국을 다녀왔다.러시아의 모스크바, 상트페테르부르크와 핀란드, 노르웨이, 스웨덴, 덴마크, 에스토니아 등을 주마간산 격으로 훑어보고 온 셈이다.계절로는 완전히 늦은 가을이거나 초겨울이었다. 높은 곳에는 하얗게 눈이 쌓여 있었고, 눈비가 대중없이 내리는 기후였다.끝없어 보이는 평원, 자작나무 숲, 쪽쪽 곧은 소나무 숲, 곳곳에 산재한 맑고 큰 호수, 빙하가 만들어 낸 길고 깊은 협곡의 피요르드 해안이 눈길을 끌었다.인구밀도에 비해 넓은 땅이 탐이 났으며, 사회복지제도가 잘 되어 있는
세상에는 꼭 필요한 사람과 있으나 마나 한 사람, 그리고 필요 없는 사람 세 가지 부류로 나누어진다고 한다. 살아오면서 종종 듣던 말이었지만 나는 세상에 꼭 필요한 사람인가라는 물음에 선뜻 답하지 못한다. 누구든 자신의 입장에서 보는 스스로를 필요 없는 사람으로 치부할까만 그 기준과 선택은 내가 아닌 상대에게 있다는 것이 문제의 핵심이다. TV종편의 각종 시사교양 프로그램은 사회적 이슈를 심도 있게 다루는 비중 있는 채널이다. 무엇보다 기존의 지상파에서 다루기 힘든 주제들을 과감하게 다루어 시청자들에게 호평을 받고 있다. 정치적 문
영화 ‘플립’은 중학생 소녀의 순수한 사랑을 그렸다. 이사한 이웃집 소년과 풋풋한 감정을 주고받는 성장 드라마. 매일 스쿨버스를 기다리는 도중 길가의 플라타너스 위에 올라가 교통 방송을 시늉하는 여주인공. 통학차가 어디쯤 오는지 아래쪽 친구에게 알리는 재미로 성심껏 중계한다.토지를 이용코자 땅주인이 그 나무를 베려고 하자, 그녀는 플라타너스에서 이를 항의하는 소동을 벌인다. ‘13세 소녀 벌목 반대 시위’란 제하로 언론에 보도되나 결국 나무는 잘려진다. 상심한 딸을 위해 아빠는 나무의 그림을 그려 선물하고, 그녀는 풍경화를 보며 위
오래 전이다.교직 생활을 하면서 동료들과 술자리를 많이 했을 때다. 그때 한 10여 년 선배 되는 분(행정실장)이 나에게 자주 한 말이 생각난다. 서 교무(나를 지칭)는 가슴이 열려 있어 가슴 속에 자신의 자리를 만들어 들어가 앉을 수 있다고 말했었다. 나와는 친하기가 쉽고, 사귐이 편하다는 뜻으로 생각되어 기분이 좋았었다. 생각하는 방향이 같고, 추구하는 바가 같아서 마음에 든다는 말인 것 같다. 또 나를 두고 술잔에 맥주를 따르면서 짐작(斟酌)의 잘못으로 술이 넘칠 때 손이 먼저 가는 것이 아니라 입이 먼저 갈 만큼 술을 사랑하
중국 여행의 필수 방문지로 공원과 광장을 꼽고 싶다. 산책이 위주인 한국의 경우와 달리 그들의 각별한 일상이 오롯이 담겨서다. 하루를 여는 영역일 뿐만 아니라 사교와 소통, 운동과 소일, 심지어 배움의 장이기도 하다.특히 인민공원은 중국인들 평범한 삶을 엿볼 수 있는 핫스폿이다. 특유의 중국다움이 물씬 풍기는 공공장소. 흔히들 강추하는 재래시장 못지않게 서민의 진솔한 모습이 드러난다. 현지의 문화와 생활이 꾸밈없이 발산되는 한마당 쉼터에 다름 아니다.웬만한 도시마다 존재하는 인민공원은 무엇보다 입장료가 공짜다. 마치 관광객을 갈취하
조국 법무부 장관 수호와 검찰개혁으로 맞물린 촛불집회의 함성이 서초동 검찰청사 앞에서 주말마다 계속되고 있다. 자발적 참여집회라는 여당과 사실상 관제집회라고 맞서는 야당의 공방이 뜨겁다. 말 없는 다수의 목소리를 작은 불빛으로 표현하는 촛불집회는 크고 작은 사건에 대응하는 우리 사회의 새로운 비폭력 평화시위이며, 노무현 대통령 탄핵반대와 미국산 소고기 수입반대, 그리고 최순실 국정농단에서 자리매김한 불특정다수가 참여하는 시민운동이다. ‘어둠은 빛을 이길 수 없다’는 단순한 구호 아래 촛불의 영향력은 절대적인 힘을 동원한다. 최루탄에
역사서는 붉은 먹으로 물든 쪽수가 거개라고 말한다. 인류의 족적은 핏빛으로 얼룩진 전쟁과 살육의 서사라는 뜻이다. 아시아와 유럽에 걸쳐 대제국을 이룩한 칭기즈칸은 그 대명사 격이다.영국 지리학자 게일은 주장한다. 테무친은 인간이 2300만 갤런의 피를 흘리게 하였다. 그것은 니카라과 강물 폭포가 15초 동안 떨어질 양이다. 몽골인은 남송을 정복하면서 칠천만 명의 인구가 사라졌다.몽골 제국의 제노사이드 정책은 세계적 기록으로 인정(?)돼 기네스북에 수록될 정도였다. 중화인민공화국을 세운 마오쩌둥은 그런 칭기즈칸을 ‘일대 영웅’이라 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