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기환 동부본부장
황기환 동부본부장

2012년 개봉한 영화 ‘언터처블:1%의 우정’은 따뜻한 영화다. 상위 1% 장애인 귀족과 하위 1% 백수가 만나 우정을 나누는 이야기다. 간병인과 고용인으로 만났지만, 편견 없이 서로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바라봐 주고, 인정해 주면서 성장하게 한다는 내용이다. 국내 관객 172만 명에게 진한 감동을 선물했다.

4월 20일은 국가가 지정한 ‘장애인의 날’. 매년 이때가 되면 사회적 관심 이슈가 쏟아진다. 올해도 예외는 아니다. 41회째를 맞는 ‘장애인의 날’에 휠체어를 탄 장애인들이 길거리로 나섰다.

장애인차별철폐공동투쟁단은 이날 정부세종청사 고용노동부와 보건복지부 앞에서 ‘장애인 차별 철폐’를 외쳤다. 이들은 결의문에서 “지금까지 한국사회는 철저한 비장애중심주의·능력주의 사회였다”면서 “지역사회 전 영역에 걸친 분리·배제·제한·거부는 ‘장애’라는 정체성에 기인한 개인의 비극 혹은 무능력으로 치부됐다”고 했다.

같은 날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도 ‘장애인 차별철폐를 위한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에 앞장서겠다’는 내용의 성명을 냈다. 스스로 장애인 고용률을 지키지 못한 것에 대해 반성하는 모습을 보인 것이다. 이는 ‘장애인의 날’을 ‘장애인 차별철폐의 날’로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에 힘을 실어주는 대목이다.

유엔은 장애인 수를 인구의 10%로 정하고 있다. 이들은 가족, 친구, 사회 동료로 관계를 맺고 있다. 하지만 다르다는 이유 하나로 누구나 누려야 할 권리를 누리지 못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사회 곳곳에는 접근권과 이동권을 어렵게 하는 불합리한 시설이나 제도가 여전히 남아 있기 때문이다. 합당한 이유 없이 차이를 근거로 불이익을 주는 차별은 이제 사라져야 한다. 나와 다른 모습들을 있는 그대로 존중하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 장애인을 동정과 시혜의 대상으로만 바라본다면 따뜻한 사회는 더욱 요원할 수 밖에 없다.

황기환 동부본부장
황기환 기자 hgeeh@kyongbuk.com

동남부권 본부장, 경주 담당

저작권자 © 경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