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오석 기자
권오석 기자

사회나 공공의 이익을 위해 대가 없이 자발적으로 참여해 돕는 사람들이 자원봉사자이다.

이들의 봉사활동을 조직적이고 체계적으로 지원하고 관리하는 것이 자원봉사단체이다.

최근 (사)영천시자원봉사센터 소장 자리를 두고 전직 고위직 공무원들의 자리싸움으로 재공고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센터는 현 소장의 임기가 7월 말에 만료됨에 따라 지난 6월 자원봉사센터소장 채용 공고가 나자 영천시청 서기관(4급) 출신 퇴직자 2명이 지원했다.

이들은 2년 전의 리턴매치로 A 현 소장과 B 전 국장이 접수해 갈등의 조짐이 보였다.

아니나 다를까 공모 접수 때부터 자원봉사자들과 공무원, 이사진, 시민들 사이에서 왈가불가하는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B씨는 “현 소장이 이사회에서 그만한다”고 해서 등록했다. A 소장은 “이사들의 권유로 접수했다”면서 서로의 입장만 내세우는 볼썽사나운 모습을 보였다.

지난 14일 이사회는 이들에 대한 면접을 실시하고 2명 모두 자원봉사센터 소장에 적절치 않다고 판단, 재공모 결정을 내렸다.

한 시의원은 “비록 사단법인이지만 시민들의 세금이 투입되는 상황에 영천시와 의회 차원에서 관리 감독하고 견제할 장치가 없다는 게 이해가 되지 않는다”며 “고양이한테 생선 맡겨 놓은 꼴로 법인과 이사회가 마음대로 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이 같은 사태가 벌어졌다”고 일침을 가했다. 또 일각에서는 “공무원 출신들이 자리다툼 하는 모습이 후배 공무원과 자원봉사자들 보기에 민망스럽다”며 “이사들 또한 자기들이 면접 보고 결정하면서 누구(?)보고 지원해라 하지 마라 하는 행동은 오해를 받을 수 있고 적절치 못한 처신이다”고 지적했다.

유석권 영천시자원봉사센터 이사회 이사장은 “순수한 봉사를 하시는 분들이 모여 있는 봉사단체에 분란을 일으키는 사람은 소장이 될 자격이 없다”며 “이번 사태를 계기로 책임지고 봉사단체를 위해 순수한 마음으로 이끌어 주실 수 있는 참신한 소장을 뽑겠다”고 밝혔다.

모두 자신들을 거울에 비쳐 보고 되돌아보며 무엇을 위해 살고 무엇을 위해 뛰고 있는지.

이미 엎질러진 것은 어쩔 수 없다. 무엇이 잘못됐는지 원인을 찾고 두 번 다시 실수하지 않도록 이번 사태를 계기로 새롭게 태어나는 자원봉사센터가 되기를 바란다.

권오석 기자
권오석 기자 osk@kyongbuk.com

영천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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