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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오석 기자

제9대 영천시의회가 출범 이후, 일부 시의원들의 부적절한 언행과 처신으로 연일 구설에 오르고 있다.

더욱이 정치인에게 말은 곧 생명과 같다. 옛 문헌에 ‘입과 혀는 근심을 불러일으키는 문이고 몸을 망치는 도끼와 같다’라는 말과 ‘한번 뱉은 말은 주워담을 수 없다’는 속담은 그만큼 조심하라는 뜻일 것이다.

그런데 최근 공무원들과 시민들이 귀를 의심케 하는 시의원들의 막말이 화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추경예산 심의 당시 일부 시의원들이 “본예산에 삭감된 예산을 왜 올리느냐는 말부터 예산 설명 도중 ‘어차피 7대5인데 뭐, 더 이상 설명할 필요가 있느냐” 등 감정 섞인 발언을 서슴없이 내뱉고 있다.

특히 지역 주요사업장 개선 방안 모색을 위해 현장 방문에 나선 일부 의원이 문화예술인들이 들으면 모욕감을 느낄 수 있는 이야기를 했다는 소식에 예술인들은 아연실색했다.

여기에다 5월 초 시의원들이 국내 연수를 떠나는 자리에서 사회단체들이 배웅을 하지 않는다고 불평불만을 늘어놓는 등 불필요한 말로 분란을 일으키고 있다.

이 밖에도 국민의힘 의원끼리 갈등으로 인한 분열 조짐을 보이는가 하면 행사장 불참을 통한 감정 표출, 공연 티켓 관련 부적절한 언행 등으로 시민들로부터 연일 입방아에 오르내리고 있다.

9대 시의원들이 이러한 의정활동을 지켜본 시민들은 잘못 뽑았다고 지역 곳곳에서 한 숨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정치인의 막말이 논란이 된 건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비록 작은 도시이지만 정치인의 언행은 지역사회에 큰 영향을 미친다.

우리는 정치인들에게 고매하고 품격이 넘쳐흐르는 정도를 요구하는 것이 아니다. 그 지역 정치인들의 품격은 곧 지역 주민들의 품격이 될 수 있다. 그저 최소한 보통 수준의 말 정도는 돼야 한다는 말이다.

아무리 정치판의 말이라 해도 품격 떨어지는 말과 행동은 시민들로부터 지탄을 받을 것이므로 항상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

정치하는 사람은 어느 누구와 어떤 장소에서나 대화와 소통을 하며 문제 해결 방안을 찾아야 한다. 시의원들은 시장과 집행부 공무원들뿐만 아니라 지역구 주민들과도 격의 없이 소통하고 대화하기를 바란다.
 

권오석 기자
권오석 기자 osk@kyongbuk.com

영천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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