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한순 경일대 교수·방송통신심의위원회 특별위원
임한순 경일대 교수·방송통신심의위원회 특별위원

“한국의 정당들은 공적 집단을 표방하지만 실은 사적 집단에 가깝다.”

강준만 전북대 명예교수가 저서 ‘부족국가 대한민국’에서 정당의 사당화를 짚었다. 부족주의로 이를 풀어냈다. 그는 민주당 ‘강성 지지층’을 표본으로 꼽았다. 이들은 오로지 자기 부족의 이해만 따지는 ‘부족주의의 전사’라는 것이다. 자기 부족에 유리하면 극찬하고 불리하면 탄압한다는 주장이다. 문재인 정부의 ‘문빠’를 지칭했지만, 지금은 그 전통이 이재명 대표를 추종하는 ‘개딸’로 이어지고 있다고 봐도 무리가 없을 듯하다.

민주당은 최근 이 전사 그룹 ‘개딸’ 요구를 반영해 권리당원 권한을 확대했다. 반발도 만만찮다. 이낙연 전 대표는 “자랑스런 민주당을 누가 훔쳐갔나”라며 ‘이 대표의 대표직 유지가 부적절하다’고 직격했다. ‘개딸’은 이런 이 전 대표에 대해 ‘출당 청원’을 하는 등 적대감을 극대화하고 있다. 정세균 전 총리도 가세했다. ‘민주주의가 가장 실종된 정당의 모습’이라 비난했다고 한 측근이 전했다. 김부겸 전 총리 반응도 비슷한 것으로 알려졌다. ‘개딸’ 영향이 크다.

이런 가운데 비명계 의원들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원칙과 상식’이 깃발을 들었다. 이달까지 당에 변화가 없으면 탈당할 뜻을 비쳤다. 전직 총리 3명과 비주류가 손을 잡는 각본이 성사되면 ‘민주당 본류’ 다툼과 함께 내년 총선 최대 변수가 될 수 있다. 사태가 악화되자 이재명 대표 팬클럽 개설자가 ‘개딸’ 명칭 파기를 선언했다. 이에 대해 ‘개딸’ 내부에서 반발이 일고 있는 가운데 한 회원이 비명계 의원을 향해 ‘총을 쏘고 싶다’며 폭력성을 노출해 논란을 키우고 있다.

캐나다 역사학자 이그나티에프는 “집단에 대한 소속감이 강할수록 이방인에 대한 감정은 더 폭력적이고 적대적이 된다”고 했다. 팬덤의 이런 폭력성은 정당의 ‘사적 집단화’를 가속화하고 파편화를 촉진하는 결과를 낳기 마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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