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욱 논설주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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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보건기구(WHO)는 비만을 ‘건강을 해칠 정도로 지방조직에 비정상적인 또는 과도한 지방이 축적된 상태’로 정의한다. 일반적으로 ‘체지방률이 정상 기준치를 초과하면 비만’이라고도 한다. 체지방률 예측 수치를 체질량지수라 하는데 자신의 몸무게(kg)를 키의 제곱미터(㎡)로 나눈 값이다.

서양인과 동양인의 비만 기준이 차이가 나지만 한국인은 보통 체질량지수가 25~29.9인 경우 과체중, 30 이상을 비만으로 본다. 비만도가 높아질수록 질병 위험도가 높아지기 때문에 30 이상을 ‘고도비만’이라고 한다. 의료계는 비만 자체를 질병으로 인지시키기 위해 ‘고도비만’이라는 명칭 대신 ‘모비드 오비시티(Morbid Obesity)’를 그대로 해석한 ‘병적 비만’이라 쓴다. 병적 비만은 세계적 증가 추세로 WHO가 ‘전 세계적인 유행성 전염병’이라 규정했을 정도다. 2030년에는 전 세계 인구 절반 이상이 과체중 또한 비만이 될 것이란 예측이었다.

하지만 이 같은 예측이 빗나갈 전망이다. 획기적인 비만 치료제가 개발됐기 때문이다. 국제학술지 사이언스가 15일 ‘글루카곤 유사 펩티드-1(GLP-1)’ 기반의 비만 치료제를 ‘2023년 올해의 혁신적인 연구성과’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GLP-1은 몸에 들어 있는 혈당 조절 호르몬이다. 소장에서 분비돼 식욕을 조절하는 뇌 수용체와 소화를 느리게 하는 내장 수용체에 영향을 미치는 호르몬이다. 이 호르몬이 뇌에 ‘식사를 멈추라’는 신호를 보내고, 위에는 포만감을 오래 유지하게 하는 신호를 준다는 것.

유명 방송인 오프라 윈프리가 이 약으로 40㎏ 체중 감량에 성공했고, 테슬라 최고경영자 일론 머스크도 이 비만 치료제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고 한다. 아마도 내년에는 ‘전 세계적인 유행성 전염병’ 비만을 퇴치하는 연구성과를 낸 학자들에게 노벨생리의학상이 아니라 노벨평화상이 주어지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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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욱 논설주간 donlee@kyongbu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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