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한순 경일대 교수·방송통신심의위원회 특별위원
임한순 경일대 교수·방송통신심의위원회 특별위원

“철학적 사고로 얻은 이론을 금융시장에 적용하면서 거대한 이익을 얻을 수 있었다.”

투자 귀재 ‘조지 소로스’는 성공 비결을 인문학이라고 소개했다.

‘노벨상의 왕국’ 시카고 대학은 ‘로버트 허친스’ 총장에서 시작됐다. 그는 1929년 취임 후 ‘시카고 플랜’을 통해 모든 학생이 인문고전 100권을 외우다시피 해야 졸업할 수 있도록 했다. 평범한 대학이었던 시카고 대학이 노벨상 수상자 97명을 배출하며 명문으로 자리를 굳힌 원동력이 됐다.

세계 인구의 0.2%에 불과한 유태인이 노벨상 수상자의 22%를 차지한 것도 조기 인문학교육 덕분이란 분석이다.

1960년대 고전독서운동이 벌어지면서 농촌마다 마을문고가 생겼다. 동서양 고전 100권을 기본으로 책이 보급됐고 1968년 초중고생을 대상으로 대통령기쟁탈 전국자유교양대회가 시작됐다.

1975년 마지막 대회까지 연인원 1900만 명이 참가했다. ‘한강의 기적’을 이 같은 인문학 조기 교육에서 찾는 학자도 있다.

삼성 이병철 회장의 ‘인재경영’은 ‘논어’에서, 정주영 회장의 ‘의지 경영’은 ‘대학’에서 나왔다.

대기업들이 인문학에 깊은 관심을 쏟는 것은 첨단기술이 지배하는 미래를 이 인문학을 통해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인문학과 거리가 멀어 보이는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도 인문고전 독서가 바탕이었다. 그는 “나는 술 대신 철학 고전에 취하겠다”며 인문학을 칭송했다.

코로나 사태로 위축됐던 인문학 강좌가 다시 붐을 이루고 있다는 소식이다. 그만큼 길을 찾기 힘든 세상이 된 지도 모른다. 갑진년 새해 더욱 활발해져 모두의 희망이 되길 기대해 본다.

당송 8대가 중 한 명인 왕안석은 인문학의 소중함을 한 줄로 줄였다.
“가난한 사람은 독서로 부자가 되고 부자는 독서로 귀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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