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은 26일 ‘의사 진료거부 중단과 조속한 진료 정상화 촉구 기자회견’을 열고 “전공의들의 집단 진료거부로 환자들은 치료의 골든타임을 놓치고 있고, 생명을 위협받고 있다”면서 “지금 의료현장은 언제 어떤 의료사고가 터질지 모르는 일촉즉발의 위기 상황”이라고 호소했다.

수술이 50% 이하로 줄고, 병상가동률이 50% 이하로 떨어지는 등 의료대란이 벌어지고 있고, 1분 1초가 급한 응급환자들은 치료 가능한 응급실을 찾아 뺑뺑이를 돌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당장 수술을 받아야 할 환자들의 수술이 기약없이 미뤄지고, 암치료를 위해 입원한 환자가 퇴원당하거나 꾸준한 치료를 받아야 할 중증환자들이 방치되고 있다고 했다.

기자회견에서 서울 사립대병원에 근무하는 간호사 A씨는 “병원 현장은 환자를 강제 조기 퇴원시키고 있고, 수술도 50% 이상 줄였다”면서 “응급실은 입원을 시킬 수 없기에 환자를 돌려보내고 있어서 오히려 폭풍전야와 같이 불안한 가운데 고요하기까지 하다”고 했다. 특히 “병원 노동자가 파업을 해도 응급실, 중환자실 인력은 100% 남기고 수술실과 분만실, 신생아실, 진단 영상 검사파트 등 환자생명과 안전을 위한 필수유지 부서에는 인력을 투입한다”며 “필수의료 전공의들을 하루라도 빨리 복귀해야 한다. 의사라는 직업을 택한 사람으로서 최소한의 의무인데, 이마저 골든타임을 넘기고 국민 생명을 모른 채 저버린다면 정부에만 책임을 전가할 수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지방 사립대병원 간호사 B씨는 “전공의가 떠난 곳에도 환자들이 있기에 PA를 비롯한 간호사들은 나몰라라 못하고 의사 업무를 하고 있지만 모두 불법이며, 환자와 간호사에 대한 피해를 주지 않을지, 법적 처벌을 받지는 않을지 불안한 마음으로 의사 업무를 대신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병원에 의사가 부족하다는 것은 PA 간호사가 늘어나는 속도와 이번 사태로 충분히 입증됐다”면서 “전공의들은 의사 부족을 인정하고 하루빨리 집단 진료 거부를 멈춰야 한다”고 촉구했다.

보건의료노조는 “수련의·전공의 업무까지 떠맡은 PA 인력들은 더는 버티기 힘든 과중한 업무와 언제 의료사고가 벌어질지 모르는 불안감으로 하루하루를 힘겹게 버티고 있다”며 “의사가 환자를 떠난 의료현장에서 의사 아닌 직군의 노동자들이 불법의료에 내몰리는 상황은 심각하다”고 강조했다.

저작권자 © 경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